지난달 소비자물가가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세에 공공요금 및 식음료품 가격도 들썩이고 있어 향후 체감물가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 상승했다. 지난 5∼8월 4개월 연속 0%대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1.2%)부터 1%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선채소 등 농축수산물은 가격이 급등했다. 배추 가격은 1년 전보다 143.6%, 무 값은 139.7% 올랐다. 상추(76.5%) 호박(65.%) 토마토(48.8%) 등도 상승폭이 컸다. 9월 말 전기요금 누진제 한시할인 종료 영향으로 물가상승률은 지난달에 비해 0.25% 포인트 올랐다. 체감물가를 설명하기 위해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142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 생활물가지수는 1.0%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2014년 7월 1.4% 상승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신선식품지수는 15.4%나 뛰었다.
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공공요금이 심상치 않다. 난방철이 시작되는 이달부터 도시가스 요금은 6.1% 상승했다. 맥주업계 1위 오비맥주도 이날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했다. 다른 경쟁사들도 곧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콜라 등 다른 식음료품도 가격 인상 러시다. 일반 음식점에서 병당 4000원 정도인 맥주 가격이 도매가 인상으로 5000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주류 출고가 인상은 일반 식당 등에 소매가격 인상과 가계 외식비 지출 증가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한은도 이날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올해 초부터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소비자물가 오름세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국제유가가 주요 산유국의 공급과잉 해소 노력 등에 힘입어 상승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말 1%대 중반에 이르고, 내년 상반기에는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0%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물가 부담 커져만 간다
입력 2016-11-02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