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핵심 참모 교체에 이어 이르면 이번주 중 황교안 국무총리를 교체하는 등 내각 개편에도 나선다. 청와대 이원종 비서실장, 우병우 민정수석,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과 측근 비서관 3명 등 참모진 교체만으로는 현 정국을 수습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측근 인사들을 모두 교체해 사실상 ‘고립무원’인 형국에서 후임 인선을 비롯한 정국 수습에 ‘올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우선 후임 총리 인선 작업을 마무리짓고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정책조정수석 등의 후속 인사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총리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수습할 중량감 있는 인사가 낙점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여야 정치권의 요구는 물론 돌아선 민심을 조금이라도 끌어들이기 위해선 현 사태를 정리하고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명망있는 인사 기용이 필수적이다. 차기 총리 후보군으로는 여당이 추천한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가 거론된다.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고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지낸 만큼 국정 전반에 경험이 풍부한 것이 강점이다. 사회 명망가 중에서는 고건 전 총리나 진념 전 경제부총리,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 이홍구 전 총리 등이 꼽힌다. 박 대통령은 지난 30일 고 전 총리를 비롯한 사회 원로들을 청와대로 초청, 수습 방안을 경청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 역시 정치권 일각에서 언급되지만 김 전 대표는 이런 설을 일축했다. 총리 내정 후 내각 교체도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개각이 이뤄질 경우 그동안 리더십 부족 지적이 끊이지 않은 ‘유일호 경제팀’ 교체가 뒤따를 것이라는 게 여권의 시각이다.
다만 새누리당이 공식 요청한 거국중립내각은 현재 야권이 주저하는 상황이어서 현실화는 쉽지 않다. 청와대 관계자도 “거국중립내각은 정치권에서 제안한 것인데 아직 여야 모두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박 대통령 보좌의 핵심 역할을 하는 비서실장, 정무수석, 정책조정수석 공백이 오래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2∼3명을 비서실장 후보군으로 올려놓고 의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로는 안대희 전 대법관, 현경대 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또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 권영세 전 주중대사 등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현재 공석인 수석에는 정치색이 최대한 배제된 관료 또는 정책전문가 기용도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31일 일정 없이 청와대 내에 머물렀다. 이번주 중엔 공식회의 등도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정책조정수석 등 청와대 보좌 시스템 공백 상태에서 외롭게 구상을 한다는 의미다. 청와대 역시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정책점검회의 등 여러 회의가 중단된 상태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고립무원’ 朴 대통령 고심… 이르면 주중 총리 교체
입력 2016-11-01 0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