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트라비아타’ ‘로엔그린’ ‘카르멘’ ‘맥베드’ ‘일 트로바토레’.
11월 대중에게도 익숙한 유명 오페라 5편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이들 5편은 하나같이 화제성을 갖추고 있고 성악가와 제작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고급 창부 비올레타와 청년 알프레도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라 트라비아타’는 이번엔 매우 독특한 무대로 만날 수 있다. 한국오페라단은 1992년 이탈리아 마체라타 페스티벌에서 헤닝 브록하우스가 연출한 버전을 선보인다. 지금은 타계한 세계적 무대디자이너 요셉 스보보다가 디자인한 이 작품은 거대한 거울을 활용한 무대로 유명하다. 8∼1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국립오페라단은 ‘로엔그린’을 1976년 초연 이후 40년 만에 선보인다. 성배의 기사 전설을 바탕으로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바그너의 웅장한 선율이 돋보인다. 결혼식에 자주 쓰이는 3막 ‘혼례의 합창’을 오페라 안에서 직접 맛볼 수 있다. 베네수엘라 출신 카를로스 바그너가 연출을 맡았고, 올해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 한국인 테너 최초로 입성한 김석철이 로엔그린을, 스위스 바젤극장 전속가수인 소프라노 서선영이 여주인공 엘자 역을 맡는다. 16∼2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집시 여인 카르멘과 군인 돈 호세의 사랑과 파멸을 그린 성남아트센터의 ‘카르멘’도 기대작이다. 젊은 지휘자 가운데 두각을 나타내온 성시연 경기필 단장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오페라를 지휘한다. 카르멘 역과 돈 호세 역에는 메조소프라노 엘레나 막시모바와 테너 한윤석이 맡았다. 투우사 에스카미요 역으로 지난해 차이콥스키 콩쿠르 전체 그랑프리를 차지한 몽골 바리톤 아리운바타르 간바타르가 출연할 예정이다. 17∼20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서울시오페라단의 ‘맥베드’는 인간의 권력욕을 그린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했다. 잦은 장면 전환과 대규모 합창 동원 때문에 국내에선 자주 공연되지 못했다. 올해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기를 맞아 기획된 것으로 지휘자 구자범이 3년 만에 클래식계에 공식 복귀하고 스타 연출가 고선웅이 처음 오페라 연출을 맡는다는 점에서 시선을 끈다. 24∼2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일 트로바토레’는 스페인을 무대로 원수가 된 형제의 가혹한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주역 가수 4명에게 엄청난 에너지와 테크닉이 요구된다. 이번 작품은 솔오페라단이 이탈리아 베네치아 라 페니체 국립극장, 파르마 왕립극장과 공동제작했다. 이탈리아 소프라노 피오렌자 체돌린스, 바리톤 엘리안 파비안 등이 캐스팅됐다. 25∼2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김영란법 시행 이후 기업이 협찬을 줄이면서 공연계는 잔뜩 위축된 상태다. 특히 오페라는 직격탄을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5개의 오페라 가운데 관객들을 극장에 불러들일 승자는 누가 될까.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11월은 오페라의 달… 승자는 누가 될까
입력 2016-11-01 18:24 수정 2016-11-01 2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