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광·이수혁·홍종현·김우빈, 어쩜 연기까지 잘해

입력 2016-11-01 19:35 수정 2016-11-01 22:14

모델 출신 배우들의 전성시대다. 이들에게 부족함이란 없다. 180㎝를 넘는 큰 키와 수려한 외모는 기본. 훌륭한 연기력까지 갖췄다. 김영광(29), 이수혁(본명 이혁수·28), 홍종현(26), 그리고 김우빈(본명 김현중·27)이 대표 격이다.

연기자로 전향해 유명세를 얻기까지는 당연히 모델 시절 인지도 덕을 본다. 그러나 배우로서 인정을 받는 건 온전히 본인 몫이다. 날고 기는 연기 고수들의 세계에서 웬만한 실력 없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 어려운 걸 해낸 이들의 활약은 기꺼이 박수를 받을 만하다.

김영광은 어느덧 연기 경력 9년차에 접어들었다.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 후속으로 방영 중인 ‘우리 집에 사는 남자’(이하 ‘우사남’)에서 첫 지상파 주연을 맡았다.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굉장히 많은 부담을 느끼며 촬영을 시작했다”고 고백했던 그이지만, 다행히 지금까지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드라마는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에 상심한 여주인공 홍나리(수애) 앞에 세 살 연하의 새 아빠(김영광)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극 중 김영광은 미스터리한 새 아빠 고난길 역을 맡았다. 자상하면서도 나이에 맞지 않게 어른스러운 인물이다. 표현하기 다소 까다로울 법한데 그는 무리 없이 소화해내고 있다.

이수혁도 ‘우사남’에 출연 중이다. 홍나리의 동네 친구이자 재벌 3세인 권덕봉 역을 맡았다. 모델 시절부터 절친했던 김영광과 처음으로 같은 작품에서 만나게 됐다. 서로의 연기를 보며 웃음이 터질 때도 있지만 워낙 가까운 사이이기에 서로 배려하며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한다.

2010년 영화 ‘이파네마 소년’으로 연기를 시작한 이수혁은 활동 초반 이지적이거나 날카로운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서서히 그 틀을 깨나가고 있다. 최근 캐릭터들이 모두 따뜻하고 인간적이다. OCN ‘동네의 영웅’에서는 취업준비생, MBC ‘운빨로맨스’에서는 지고지순한 순정남을 연기했다.

홍종현은 요즘 칭찬 세례에 정신이 없다. 처음 맡은 악역을 기대 이상으로 살려 호평을 받았다. 1일 종영한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3황자 왕요를 연기한 그는 황제의 자리를 노리는 인물의 야욕을 탁월하게 그려냈다.

부드럽고 젠틀한 이미지를 고수해왔던 그로써는 꽤나 파격적인 변신이다. 비열한 눈빛부터 광기어린 표정까지 풍부하게 표현했다. 과거 이따금씩 고개를 들었던 연기력 논란을 말끔하게 날려버렸다. ‘홍종현의 재발견’이라는 말도 들린다.

김우빈의 물오른 연기력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의 경계를 넘나든다. 지난 9월 종영한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그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까칠한 한류스타부터 시한부 환자의 모습까지 능수능란하게 소화했다. 뿐만 아니라 주연으로서 작품을 든든히 이끌었다.

김우빈은 12월 스크린 컴백을 앞두고 있다. ‘친구2’(2013) ‘기술자들’(2014) ‘스물’(2015) 등 출연작마다 손익분기점을 넘긴 그가 ‘마스터’로 돌아온다. 대규모 사기 사건을 다룬 영화에서 희대의 사기범(이병헌)의 브레인 역할을 맡게 됐다. 이병헌과 강동원 사이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조율하는 인물. 한 줄 설명만으로 기대감은 고조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