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교수 “내년 대표 키워드는 ‘각자도생’”

입력 2016-10-31 21:07

“퍼펙트 스톰이 몰려오고 있는데, 엔진이 고장 난 조각배에 선장도 구명정도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소비자학과·사진)가 전망하는 2017년은 위기감이 가득하다. 그는 특히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믿음이 무너져 버렸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내년 유행할 소비 트렌드를 전망한 ‘트렌드 코리아 2017’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욜로(YOLO), B+ 프리미엄, 픽미세대, 캄테크, 영업, 1코노미, 바이바이(Bye-Buy) 센세이션, 컨슈머토피아, 경험 is 뭔들, 각자도생 등 10가지 키워드를 발표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와 김 교수가 2007년부터 해마다 함께 발표하고 있는 ‘트렌드 코리아’는 연말이면 쏟아져 나오는 내년 예측서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책이다.

김 교수는 혼자 알아서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 시대를 뜻하는 ‘각자도생의 시대’가 내년을 대표할 만한 단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와 직장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가족 간 연대가 약화되는 것이 각자도생 시대의 원인이라며, 협동조합과 같은 ‘작은 연대’를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저성장 시대는 물건을 안 사는 시대가 아니라 물건을 사는 방식이 바뀌는 시기”라며 “기존의 대중적인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입혀 업그레드한 ‘B+ 프리미엄’에 주목하라는 말을 기업들에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업의 시대가 온다’는 전망도 비슷한 맥락이다. 저성장에 공급과잉 시대일수록 대면 서비스 방식의 영업이 더욱 중요해질 거라는 것이다.

‘픽미세대(Pick-me Generation)’에 주목한 점도 인상적이다. 김 교수는 20대에서 30대 초반을 포괄하는 픽미세대는 뽑혀야 살아남는 서버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대변되는 세대로 소비 패러다임을 바꾸는 주역인 동시에 내년 대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령층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또 간편식, 노케미족, 메신저 캐릭터, 부산행(영화), 아재, O2O앱, 저가음료, 태양의 후예(드라마), 힙합 등을 ‘올해의 10대 트렌드 상품’으로 뽑았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