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의혹’ 최순실(60)씨의 최측근 고영태(40·사진)씨가 31일 1박2일간의 두 번째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고씨는 ‘최씨와 언제 알게 됐는가’라는 질문에 “2012년 말 가방 사업 때문에 우연히 알게 됐다”고 답했다. ‘최씨가 연설문을 수정한 것을 봤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모든 건 검찰에 얘기했다. 수사가 마무리되면 다 (밝혀질 것)”라고 짧게 답변했다. 최씨가 독일에 회사를 세운 이유와 K스포츠재단 자금 흐름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을 아꼈다.
고씨는 특히 “(태블릿 PC는) 내 것이 아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검찰에 출석하기 직전 가졌던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스마트폰도 잘 쓸 줄 모르고, 태블릿 PC는 쓸 생각도 없다”고 말한 것과 같은 주장이다.
고씨는 이날 오후 1시45분쯤 검찰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과 만나 “제가 보고 겪은 거 사실대로 떳떳하게 소명하고 나왔다”며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더블루케이 대표가 아니라 직원일 뿐이었다. 더 나은 체육인을 위해 설립했는데 방향이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약 1시간 뒤 검찰 출석 예정인 최씨를 기다리던 취재진 200여명이 순식간에 자신을 둘러싸자 고씨는 잠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검찰은 고씨를 상대로 청와대 문건이 최씨에게 전달된 경로와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만났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7일 2박3일간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한 뒤 30일 고씨를 재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펜싱 국가대표 출신인 고씨는 최씨의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운영 과정과 국정농단 의혹을 풀 핵심인물로 꼽힌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고영태 “더블루케이 직원일 뿐… 자금 모른다”
입력 2016-11-01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