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67개월만에 낙폭 최대… 버팀목 건설마저 휘청

입력 2016-11-01 00:03

한국경제에 연일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모두 부진하다. 나홀로 활황세를 보이던 건설 경기도 위축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국정 리더십이 마비될 위기에 놓였지만 경제팀은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내수 부진이 심각한 상태다. 9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4.5% 감소해 2011년 2월(-5.5%) 이후 5년7개월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기획재정부는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로 통신기기 및 컴퓨터 판매가 11.6% 줄었고, 폭염이 잦아들면서 에어컨 등 가전제품 판매가 12.6% 줄어든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않아 설비투자도 2.1% 감소했다.

저금리와 부동산 규제완화로 활황세를 보이던 건설 경기도 꺾이기 시작했다. 이미 진행된 공사 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건축(-3.7%)과 토목(-6.8%)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보다 4.7% 감소했다. 서비스업 중 주택 거래와 관련이 있는 부동산·임대업도 1.5% 줄었다. 제조업 생산(0.4%)이 소폭 증가했지만 서비스업(-0.6%)과 건설업(-4.7%) 부진으로 전체 산업생산은 0.8% 감소했다.

문제는 4분기에도 악재가 예고돼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11일 노트7 단종을 발표하면서 여파가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은 소비에 부정적이다. 정부는 31일 막을 내린 코리아 세일 페스타로 소비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일시적 요인일 뿐 하락 추세를 바꾸기엔 역부족이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연구원은 “소비와 투자 부진에 이어 노트7 단종 영향으로 제조업이 재차 위축될 수 있다”며 “다만 코리아 세일 페스타와 자동차 신차 출시 효과 같은 긍정적 흐름도 있기 때문에 4분기 성장세가 둔화되겠지만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반면 기재부는 이런 경기 상황이 노트7 판매 중단이나 폭염 효과 종료 등의 일시적 요인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특별한 대책보다는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 예정된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면 소매판매 감소폭은 2.1%로 추정된다”며 “10월 소비는 백화점·할인점 매출이나 카드승인액을 감안할 때 청탁금지법 시행에도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