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군의 효자 ‘펀치볼 시래기’

입력 2016-10-31 21:19
펀치볼 시래기가 전국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지난 30일 양구 해안면 시래기 덕장에서 주민들이 시래기를 건조하는 모습. 양구군 제공

무를 수확할 때 밭에 버려졌던 무청이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강원도 양구군은 올해 260여 농가가 550㏊ 면적에서 펀치볼 시래기 1155t을 생산해 115억원의 소득이 예상된다고 31일 밝혔다.

펀치볼 시래기는 전국의 소비자들로부터 맛과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최근 재배면적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4년에는 120농가가 200㏊에서 470t을 생산해 46억원의 수익을 거뒀고, 지난해에는 220농가가 480㏊에서 1008t의 시래기를 수확해 100억여원의 수익을 올리는 등 매년 재배면적과 소득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27일 TV홈쇼핑에서는 DMZ펀치볼영농조합이 생산한 삶은 펀치볼 시래기 2500세트가 방송 30분 만에 모두 판매돼 1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해발 1100m 높이의 산에 둘러싸인 분지지형으로 산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 화채그릇(Punch Bowl)과 닮아 ‘펀치볼’이라 불리는 해안면은 일교차가 커 시래기를 자연 건조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시래기는 시래기 전용 무를 사용해 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시래기보다 훨씬 부드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래기에는 비타민과 미네랄, 철분, 칼슘, 식이섬유가 풍부해 동맥경화 예방, 빈혈과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래기는 감자 등 농작물 수확을 마친 8월부터 후작으로 재배되고, 12월과 이듬해 1월 덕장에서 70일 안팎의 건조작업을 거쳐 생산되기 때문에 농한기 농가소득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군은 펀치볼 시래기 명품화를 위해 무 전용 파종기 지원, 건조장 현대화 추진, 가공제품 개발, 시래기 전문 요리법 개발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펀치볼 시래기 등 양구 농·특산물의 맛과 품질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계속 유지해 농업인들의 소득증대와 직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구=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