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승자를 가늠하기 어려운 혼돈 속으로 다시 빠져들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뉴스가 30일(현지시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34%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를 다시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FBI 재수사가 후보 선택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64%로 훨씬 많았지만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 1∼2% 포인트로 좁혀진 상황을 감안하면 당락이 바뀔 수도 있다.
FBI 재수사는 대선 전에 끝나기 어렵다. FBI는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클린턴의 최측근 후마 에버딘의 전 남편 앤서니 위너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이메일 65만건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11월 8일 전에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클린턴 측은 재수사를 결정한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새로운 이메일이 발견됐다면 먼저 내용을 검토한 뒤 수사 재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성급한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을 내고 “코미는 정부기관의 정치 개입을 금지한 해치법을 어겼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클린턴과 민주당은 며칠 전만 해도 코미를 칭찬했다”며 비꼬았다.
주요 경합주 중 트럼프의 지지율이 클린턴을 추월하는 곳도 나타났다. 뉴욕타임스가 플로리다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46%로, 클린턴 지지율 42%를 4% 포인트 앞섰다. SBC뉴스가 실시한 애리조나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가 44%의 지지율로 클린턴(42%)을 2% 포인트 눌렀다. 두 곳은 히스패닉 유권자가 많고 최근까지 클린턴이 우위를 보였다.
다만 이날까지 조기투표를 한 유권자가 31일 현재 2200만명에 육박했으며, 특히 플로리다, 콜로라도, 네바다주 등 경합지역의 경우 유권자 4명 중 1명이 조기투표에 참여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아 클린턴에게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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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31 18:05 수정 2016-10-31 2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