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푸드’ ‘배달음식’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햄버거와 치킨 업계가 수제 메뉴와 매장 리뉴얼을 통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국내에 레스토랑 콘셉트의 매장을 열었고 치킨업체들도 카페형 매장을 속속 내놓고 있다.
31일 찾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 맥도날드 매장. 지난 28일 문을 연 이 매장은 미국 맥도날드 본사가 새롭게 선보인 ‘Experience of the future’ 콘셉트에 따라 국내에 처음 오픈한 ‘미래형 매장’ 1호점이다.
매장에 들어서니 1m70㎝ 높이의 키오스크 4대가 오른쪽에 일렬로 서 있었다. 안쪽에 기존 매장처럼 직원들이 주문을 받기도 하지만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키오스크에서 주문도 할 수 있었다. 매장 곳곳에는 안내 직원들이 서 있었다. 키오스크에서는 원하는 햄버거와 사이드 메뉴 등을 키오스크 화면으로 선택하고 ‘매장에서 식사’를 선택하면 저녁 6∼8시에는 직원들이 직접 테이블로 음식을 가져다준다.
주방 역시 일반 레스토랑처럼 ‘오픈형 키친’ 콘셉트가 적용됐다. 기존 매장의 경우 버거가 나오는 선반이 주방 안쪽을 가려 조리 과정을 볼 수 없지만 미래형 매장은 카운터 뒤 중앙이 뻥 뚫린 구조다. 코트라 마이애미 무역관에 따르면 맥도날드 미국 본사는 최근 메뉴에 들어있는 인공성분과 높은 과당 옥수수 시럽 등을 제외시키고 영양가를 고려한 아침식사 메뉴, 샐러드 등을 소개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맥도날드가 국내에서도 운영하는 수제버거 ‘시그니처 버거’는 호주산 앵거스 비프와 프리미엄 재료로 만들어진다. 맥도날드는 국내에도 미래형 매장을 확대해 연말까지 150개,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 250여개 매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햄버거는 영양가가 낮고 건강에 좋지 않다는 ‘정크푸드’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수제버거가 뜨면서 건강한 이미지를 입고 있다. 지난 7월 국내에 처음 문을 연 SPC그룹의 ‘쉐이크쉑(일명 쉑쉑)’은 크게 성공을 거두고 있는 대표 수제 버거 브랜드다. 오픈 초기 3시간여를 기다려야만 구매할 수 있었으며 현재도 대기를 해야만 구매할 수 있을 정도다. 롯데리아 역시 지난 7월 수제버거 콘셉트의 ‘아재(AZ)버거’를 출시했다. 버거 가격은 단품 기준 6500∼9500원으로 일반 버거에 비해 다소 비싸지만 주문과 동시에 만들어지고 햄버거 번은 12시간 발효한 통밀발효종 효모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치킨 업계도 ‘배달음식’이라는 이미지 대신 당당히 외식 메뉴로 자리 잡기 위해 카페형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30일 기준 카페형 매장 비중은 전체 33%에 달한다. 교촌치킨은 최근 매장을 고급화하고 자연주의 콘셉트를 적용한 카페형 고급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8월 서울 여의도에 오픈한 교촌치킨 매장은 120석 규모(284㎡)의 대형 공간으로 꾸며져 배달 음식이던 치킨을 레스토랑 메뉴로 선보인다는 콘셉트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기획] “정크푸드 오명 벗자” 햄버거·치킨 업계 ‘고급화’ 전략
입력 2016-11-01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