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건물도 아름답고 여러 프로그램이 잘 준비돼 있는 교회를 선호합니다. 그러나 이는 교회의 외형만 보는 것입니다. 교회에는 본질적으로 거룩성과 보편성, 그리고 통일성이 있어야 합니다. 교회는 항상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전파돼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기념하는 성례의 시행, 바른 권징이 있어야 좋은 교회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회가 신앙고백의 공동체가 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고백이 잘못되면 어떤 신학적 이론과 논리도 구호에 불과합니다.
교회의 출발은 자기 죄에 대한 인식과 구속의 은혜에 대한 고백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예수님은 이런 신앙고백을 한 사람들을 통해 교회를 세우십니다. 가장 큰 은혜와 복은 내가 하나님 앞에 불의한 죄인임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이런 저런 은혜와 복을 얘기하며 많은 은혜를 받은 것 같아도 하나님 앞에 자신이 얼마나 부정하고 불의한 죄인임을 깨닫지 못한다면 절대로 참된 교인이 될 수 없습니다. 은혜를 깨닫지 못한 사람들이 모인 교회는 참된 교회가 될 수 없습니다.
시편 51편은 범죄한 다윗이 나단 선지자의 책망을 듣자마자 하나님 앞에 자기 죄를 인정하고 고백한 시입니다. “무릇 나는 내 죄과를 아오니 내 죄가 항상 내 앞에 있나이다.”(3절) “내가 죄악 중에 출생하였음이여 어머니가 죄 중에서 나를 잉태하였나이다.”(5절)
쉽게 말해 “나는 죄의 종자입니다”라는 고백입니다. “그때에 주께서 의로운 제사와 번제와 온전한 번제를 기뻐하시리니 그때에 그들이 수소를 주의 제단에 드리리이다.”(19절)
놀랍게도 이 말씀은 마태복음 9장 13절에서 “너희는 가서 내가 긍휼을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노라 하신 뜻이 무엇인지 배우라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라고 하신 예수님의 가르침과 일치합니다.
이렇게 하나님은 죄인의 심정을 갖고 주님께 나아와 예배드리는 자의 예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 앞에 정직한 마음을 회복해야 참 예배가 됩니다. 그리고 그 교회가 참 교회가 됩니다.
회개한 다윗의 모습은 진정으로 거듭난 참된 그리스도인의 모형입니다. 이렇게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공동체를 이룰 때 참 교회가 됩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복을 받은 사람들은 신앙의 출발점이 분명합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을 “티끌과 같다”하였고, 이사야는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자로다”라고 했습니다. 베드로는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로소이다”라고 하였고, 사도 바울은 “죄인 중의 괴수”라고 했습니다.
바른 크리스천은 용서받은 죄인의 심정으로 은혜와 감사, 그리고 자발적인 헌신과 겸손의 자세로 나아갑니다. 출발점은 내가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멸망 받을 불의한 죄인이라는 인식과 고백에서 시작됩니다. 이것이 신앙의 출발이요, 교회의 출발입니다.
그렇다면 용서받은 죄인의 자세는 어떻습니까. 겸손합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예수 믿는 그 하나로도 감사합니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위해 자발적으로 헌신하게 됩니다. 내 모든 것을 다 드려도 은혜를 갚을 수 없다는 거룩한 채무자의 마음뿐입니다. 용서의 은혜로 원수까지도 용서하며 사랑합니다. 그 헌신과 충성의 결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성도 여러분, 이런 은혜를 받으셔야 합니다. 이렇게 참 교회는 참 교인이 만듭니다. 한국의 모든 교회가 이런 신앙의 기초 위에 세워지는 참 교회가 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김영범 목사 (서울 선한목자교회)
◇약력=△총신대 신대원 졸업 △2002년 서울 선한목자교회(구 화평교회) 개척 △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함북노회장
[오늘의 설교] 참 교회
입력 2016-10-31 2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