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소아청소년 알레르기 비염·입호흡, 성장 방해·얼굴 형태 변형… 水毒 빼줘야

입력 2016-10-31 19:13
김남선 영동한의원 원장
요즘 쉴 새 없이 흘러나오는 맑은 콧물과 재채기 때문에 괴롭다며 한의원을 찾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 크게 늘었다. 아침저녁으로 크게 벌어진 일교차와 해를 거듭할수록 심해지는 가을철 미세먼지 때문에 자극을 받은 코가 과민반응을 보이는 까닭이다.

이 시기에 누구보다 주의가 필요한 계층은 성장기 학생들이다. 자칫 집중력이 떨어지고 머리가 띵하며 아픈 증상을 겪기 쉬워서다. 알레르기비염은 학업 성취도를 떨어트리는 빌미가 되기도 한다. 비염으로 부어오른 코 점막이 코 호흡을 방해하면서 입 호흡에 의존하게 되고, 이는 곧 숙면을 방해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입 호흡을 많이 하는 이유 중 알레르기성 비염에 의한 코 막힘이 60.2%로 가장 흔하다는 보고도 있다.

학생들이 가을철 알레르기 비염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성장 방해요인이 될 수도 있다. 필자가 평소 입 호흡을 많이 하는 6∼18세 남녀 학생 13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정도(50.3%)의 성장이 또래에 비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정서불안과 학습부진, 주의산만을 겪는 아이도 30.2%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알레르기 비염에 의한 코막힘이 코 호흡과 숙면을 방해한 것이 주요 원인일 것으로 여겨진다.

알레르기 비염으로 입 호흡을 하게 되면 얼굴 형태가 변하기도 한다. 입 호흡을 하면 구강 내 압력의 균형이 깨져 장기적으로 치아와 아래턱에 변형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침이 말라 입안이 건조해지고, 그 때문에 충치 등 구강질환도 잘 생긴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성격도 예민해져 신경질적이고 짜증이 늘어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이런 소아·청소년 알레르기 비염이 호흡기에 잘못 쌓인 ‘수독(水毒)’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소변으로 배출돼야 할 몸속의 수분(수독)이 코 점막에 쌓이면 콧물이 되고, 기관지에 쌓이면 가래와 기침을 유발하며, 피부에 쌓이면 아토피 피부염이 생긴다는 논리다. 증상 개선을 위해선 불필요한 수독을 제거해주고, 저항력을 올려주는 방법이 필요하다.

코로 숨쉬기가 편해지면 숙면을 취하고, 그 결과 성장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져 키가 쑥쑥 크게 되고, 집중력도 좋아진다.

글=김남선 영동한의원 원장, 삽화=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