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어제의 개혁, 오늘의 개혁

입력 2016-10-30 20:22

10월 31일은 종교개혁 기념일입니다. 499년 전 마르틴 루터가 비텐베르크 성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이며 개혁의 기치를 올린 날입니다.

개혁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개혁을 하자면서도 기득권층에서는 은연중에 반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힘 있는 사람들이 반대를 합니다. 그래서 개혁은 저항에 부딪치기도 하고 욕을 먹기도 합니다. 개혁은 좋은 것이라고 하면서도 자기에게 불이익이 돌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결사반대합니다.

루터의 개혁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개혁입니다. 로마 교회의 절대 기득권층 교권을 상대로 한 개혁입니다. 1500년간의 로마 가톨릭의 전통과 역사를 상대로 한 개혁입니다. 루터에겐 아무런 힘이 없었습니다.

그가 믿은 것은 오직 하나님의 능력과 진리와 진실의 힘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루터는 1500년간 축적된 그릇된 신학과 종교를 개혁하고 어두운 중세사회로부터 찬란한 근대사회의 문을 열었습니다.

종교개혁은 한마디로 ‘진리 편에 서기 운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당시 로마 가톨릭의 면죄부는 쉽게 말해 돈만 내면 천당을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돈이면 하나님도 부릴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돈만 있으면 죄는 문제가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강했던 로마 교황권도 결국은 루터의 ‘믿음만으로’라는 성서의 진리 앞에서 무너졌습니다.

루터는 약했지만 루터가 주장한 진리는 강했습니다. 루터가 주장한 것은 “그런즉 자랑할 데가 어디냐 있을 수가 없느니라 무슨 법으로냐 행위로냐 아니라 오직 믿음의 법으로니라 그러므로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얻는 것은 율법의 행위에 있지 않고 믿음으로 되는 줄 우리가 인정하노라”(롬 3:27∼28)라고 말씀하신 성경에 근거합니다.

루터는 파문당했지만 루터가 주장한 진리와 진실만은 로마 교황의 절대 권력으로도 파문시킬 수 없었습니다. 어둠이 아무리 크고 강해도 결코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바로 이런 루터의 개혁의 정신을 이어받고 있습니다. 진리 편에 섭시다. 언제나 진실 편에 섭시다. 언제나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 편에 서야 합니다.

비(非)진리와 거짓이 일시적으로는 이길 수 있을지 몰라도 결코 영원히 진리와 진실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비진리와 거짓이 총칼의 힘으로 진리를 짓밟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결코 진리를 이길 수는 없습니다. 신앙인은 누구입니까? 순간을 살다 사라질 비진리가 아니라 영원히 사는 진리 편에 서는 사람들입니다.

종교개혁은 루터로 끝난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는 시작했을 뿐 모든 시대 모든 신앙인들이 루터의 종교개혁을 계속 이어가야 합니다. 오늘 우리 신앙 가운데 고쳐야 할 것은 없습니까? 종교개혁의 신앙에 비추어 보아서 반성하고 회개할 것은 없습니까?

오늘의 종교개혁은 신학의 개혁이 아닙니다. 그것은 신앙의 개혁입니다. 오늘의 종교개혁은 큰 개혁이 아닙니다. 그것은 작은 개혁입니다. 오늘의 개혁은 세상을 바꾸는 개혁이 아닙니다. 그것은 나를 변화시키는 개혁입니다. 오늘의 개혁의 대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내 속에 있는 나의 그릇된 신앙입니다. 작은 개혁, 내속에 있는 신앙의 개혁, 남이 아니라 나 자신을 개혁시키는 개혁. 그 개혁은 결코 루터가 했던 16세기의 개혁보다 작은 것이 아닙니다. 아멘.

이홍렬 목사 (탄현 소망루터교회)

약력=△연세대 신과대학 및 연합신학대학원, 루터신학대학원 졸업 △기독교한국루터회 전 총회장 △현 한국베델성서연구원 원장, 한국찬송가공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