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사장 최삼규)와 국민일보목회자포럼(대표회장 김경문 목사), 순복음대학원대학교(총장 한별 목사)는 내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 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일보 빌딩 그레이스홀에서 ‘능력의 파도, 거룩한 영향력!’이란 주제로 ‘제1회 국제교회포럼’을 개최한다. 이에 앞서 김경문 대표회장과 한별 총장, 임승안 나사렛대 총장은 지난 26일 국민일보에서 좌담을 갖고 한국교회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 이들은 마르틴 루터처럼 ‘영광의 신학’을 거부하고 ‘십자가 신학’을 토대로 우리의 신앙을 실제 삶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담=김경문 (국민일보목회자포럼 대표회장, 순복음중동교회 목사)
한별 (순복음대학원대학교 총장, 대치순복음교회 목사)
임승안 (나사렛대 총장)
사회=김영복 갈릴리교회 목사
△김영복 목사=독일 신학자 폴 틸리히는 1, 2차 세계대전을 통해 시대의 위기감을 경험하고 '흔들리는 터전'이라는 설교 집을 출간했다. 오늘날 우리 사회와 교회가 흔들리는 터전이라고 할 만하다. 여기에서 가장 큰 위기는 무엇인가.
△김경문 대표회장=가치관이 전도된 것이다. 맘모니즘, 집단적 이기주의, 포스트모더니즘, 지나친 인본주의가 만연하다. 이로 인해 사회가 균형을 잃었다. 이는 교회에까지 들어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회의 병리현상을 가져왔다. 이 사회를 이끌어야 할 교회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기독교인들이 한국교회에 실망하고 떠나고 있다. 사회적, 역사적으로 가치관이 전도되면 교회가 이를 바로 잡았는데 교회 자체가 건강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은 그럴 수 없다.
△임승안 총장=보편적 가치관을 잃은 상실의 시대다. 사실 위기는 늘 있었고 늘 올 수 있다. 따라서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예수님을 따르고 보편적인 가치관을 따르는 이들이 지금 너무 적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예수님이 우리의 가치다. 예수님이 사회의 보편적 가치관, 즉 사랑 정의 화평 생명 공의로 성육신해야 하는데 교회는 종교적인 이데올로기, 종교적인 가치관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기독교가 위기다.
△한별 총장=이 사회와 교회는 빠른 성장을 추구했다. 실제 한국사회는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뤄냈고 한국교회는 부흥했다. 선교 대국이 됐다. 그것은 감사하다. 하지만 부작용이 나타났다. 성숙은 외면되고 모든 것이 경쟁에 부쳐지면서 이기적인 사회가 됐다. 성공을 위해 공공성이 무시되고 갑을관계로 인해 소통이 안되고 있다. 한국교회는 외형적인 성장만큼 그리스도인으로서 성숙을 생각해야 한다. 예수님은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라 하셨다. 우리가 빛의 역할은 잘했다. 하지만 소금의 역할도 잘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교회가 갖고 있는 사회적인 사명, 사회에 대한 헌신을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있다.
△김 목사=그렇다면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임 총장=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개혁의 기치를 든다면 그 대상은 나 자신, 한국교회, 한국사회가 돼야 한다. 이때 사회를 개혁한다고 할 때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것이 이 사회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 가이다. 교회는 이 사회를 개혁도 해야 하지만 동시에 필요도 채워줘야 한다. 왜냐하면 이 사회는 개혁의 대상이자 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하나님 나라'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회장=잃어버린 리더십을 회복해야 한다. 기독교인은 이 사회를 책임지고 이끌어야 할 리더다. 따라서 영성을 회복하고 소명의식도 새롭게 고취해야 하다. 동시에 자기를 비워야 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너무 사심과 욕심이 많다. 그러니 한국교회 안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교회가 자기를 비우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 욕심 대신 은혜와 진리로 채워야 한다. 그래야 리더십이 살아날 수 있다. 그리고 주님 안에서 연합해야 한다.
△한 총장=신학이 신학교 안에만 머무르는 것이 문제다. 이 신학을 목회 현장에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누가 이것을 도전할 것인가가 지금 중요하다. 신학은 뼈대다. 뼈대가 없으면 집이 무너진다. 또 콘텐츠도 중요하다. 콘텐츠는 은혜다. 이 신학을 은혜 가운데 삶 속에서 살아내는 것, 이것이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하지만 노력이라도 해봐야 한다.
△김 목사=어떤 이들은 루터의 '오직 믿음으로'를 오해하고 루터가 삶을 배제하고 믿음만 강조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그는 '영광의 신학'을 거부하고 '십자가 신학'을 핵심 과제로 살아낸 사람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이 부분에 대해 도전을 받아야 한다. 또 고민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교회와 신학교 현장에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기독교 경전으로서의 권위를 갖고 있는 가이다.
△김 대표회장=종교개혁의 의미는 성경을 평신도에게 돌려줬다는 것이다. 이후 사제가 아닌 평신도도 성경을 접하고 읽을 수 있게 됐다. 게다가 활판 인쇄술을 발명한 구텐베르크가 요한복음을 인쇄하면서 성경이 보급됐다. 이전에는 성경암송도 하고 성경통독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러지 않는 것 같다. 교회가 성경으로 돌아가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
△임 총장=종교개혁 당시에 성경의 권위와 교회의 권위를 놓고 논쟁이 있었다. 성경의 권위가 교회 권위보다 위인가 아래인가를 놓고 다퉜다. 그러면 왜 성경의 권위가 교회의 권위보다 위인가. 왜 성경으로 돌아가야 하는가. 예수님은 제자인 마태와 마가에게 가장 먼저 하나님 나라가 가까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성경의 권위가 필요한 이유는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 나라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 나라가 가장 잘 드러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성경을 그저 신학적, 도덕적인 도서 정도로만 본다면 그와 같은 책은 이 세상에 아주 많다. 예수님이 가르치신 핵심 내용이 '하나님 나라'인데 이를 가장 잘 알려주는 것이 성경이다
△김 목사=종교개혁은 한국교회뿐 아니라 세계교회의 과제다. 그런 차원에서 국민일보목회자포럼이 이번에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 등 신학자 목회자를 초청해 '국제교회포럼'을 개최하는 것은 뜻깊은 일이다. 이번 포럼의 취지와 의미에 대해 말씀해 달라.
△한 총장=내년이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올해는 한국에 성경을 처음 전해준 영국의 로버트 저메인 토마스(1839∼1866)가 순교한지 150년이 된 해다. 최근 우리 대치순복음교회 성도 90여명과 함께 토마스의 고향인 웨일즈를 방문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랬더니 이들은 '우리가 한 것이 없는데 왜 감사하느냐' '우리는 감사 받을 자격이 없다'고 했다. 현재 그곳은 멋지게 지어진 교회가 남아돌고 목회자는 부족해 한 목회자가 대여섯 교회를 순회하며 목회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에게 답방 기회를 주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슬람교의 도전, 동성애를 인정하는 새로운 인권법 제정 등이 어떻게 영국교회의 몰락을 가져왔는지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자기들의 치부를 드러내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것이 한국교회에 도움이 되고 자기들이 회복되는 계기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갱신이고 자기 개혁이다.
△김 대표회장=영국교회가 몰락한 이유, 영국교회의 현주소를 통해 우리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교회와 영국교회, 유럽교회가 서로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는 작업이다. 이것이 영성 회복의 첫 단계가 될 것이다. 바라기는 포럼을 통해 초대교회의 성령운동이 한국교회와 유럽교회에 강하게 일어났으면 한다.
△임 총장=우리는 막연한 낙관주의가 아니라 낙관적 현실주의가 필요하다. 하나님은 우리의 희망이다. 따라서 낙관적이다. 여기에 이번 포럼에서 한국교회 회복을 위한 현실적인 요소가 더해질 때 우리는 이 사회에 '거룩한 영향력'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정리=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맘모니즘·이기주의로 흔들리는 사회… 교회부터 거듭나야”
입력 2016-10-30 2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