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체류 중인 ‘비선실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사진)씨의 변호인이 “검찰이 소환을 통보하면 최씨가 출석해 사실대로 진술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씨가 지난 26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비행기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신경쇠약에 걸려 있다”며 당분간 귀국 의사가 없다고 한 입장을 뒤집었다.
최씨를 변호하는 이경재(67·사법연수원 4기) 변호사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최씨는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처벌받을 각오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씨가 독일에서 이 변호사에게 직접 연락해 이 같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다만 이 변호사는 “위법이라고 다 범죄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최씨는 이전 인터뷰에서 대통령 연설문이 들어 있는 태블릿PC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고, 각종 비선모임 의혹도 ‘소설’이라고 반박했다. 최씨 모녀를 모두 변호하는 이 변호사는 2014년 11월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당시 최씨의 전 남편 정윤회(61)씨를 변호했다.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미르재단 인사와 운영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차은택(47)씨도 다음 주쯤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뜻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최씨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차씨는 그동안 중국에 머물러 왔다. 비선실세 의혹의 주역들이 동시에 귀국 의사를 밝히면서 이들과 청와대 간의 교감설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핵심 참고인 조사와 함께 압수수색을 계속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최씨를 10여년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고영태(40)씨, ‘최순실-청와대 커넥션’ 파일을 갖고 있다는 이성한(45)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대면조사했다.
고씨는 전날 입국하면서 검찰에 자진 출석해 28일에도 계속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고씨를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모금 과정, 최씨가 국내외에 소유한 회사들의 운영 실태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이 전 사무총장을 상대로는 미르재단 운영에 최씨가 관여했는지 여부를 추궁했다. 그는 차씨 추전을 받아 미르재단 창립 멤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재단 이사들과 갈등을 빚다 해임됐다.
이와 함께 검찰은 최씨의 단골 스포츠마사지 센터를 운영한 정동춘(55)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 등 미르·K스포츠재단 관계자 8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26일 최씨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이후 사흘 연속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이다.
노용택 이경원 기자 nyt@kmib.co.kr
최순실 측 “도피 안해… 檢서 부르면 귀국해 출석할 것”
입력 2016-10-28 21:34 수정 2016-10-29 0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