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특히 강남권이 지진에 취약한 지질로 구성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거 지진 기록을 보면 수도권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었다.
김소구 한반도지진연구소장은 28일 오후 재보험업체 코리안리가 연 지진 위험 관련 세미나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김 소장은 역사 기록에 남은 지진 사례를 들며 서울과 개성 등지에서도 이전부터 건물 내진설계 기준인 진도 6.0 이상의 지진이 다수 발생해 왔다고 말했다. 지역을 막론하고 각 인구와 산업 밀집지대가 모두 지진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는 설명이다.
서울에서는 지질 구조상 강남 지역이 특히 지진에 취약했다. 강북이 화강암 암반으로 구성돼 상대적으로 지진 위험에 덜 노출된 반면 충적토와 편마암으로 구성된 강남, 송파, 서초, 영등포 등지는 지진에 약했다.
발표에 참여한 신동환 코리안리 파트장은 “역대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지진 규모가 피해 규모에 정비례하지 않는다”면서 “진원으로부터의 거리와 재산 및 인구의 밀집도, 구조물의 내구성 등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위험에 비해 준비 수준은 낮다. 최창희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서울 지역 건축물 28만7000동 중 내진설계가 이뤄진 건 7만5000동으로 약 26%뿐이라고 밝혔다. 내진기준이 이원화된 1997년 이래 국내법이 3차에 걸쳐 개정됐으나 그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 다수다.
현재 국내에는 지진에 특화된 정책성 보험이나 제도가 없는 형편이다. 자연재난보험 중 유일하게 지진 피해를 보상하는 풍수해보험 역시 시장 규모가 충분치 않다. 민간지진보험 가입률도 1% 미만에 머무른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강남, 강북보다 지진에 취약
입력 2016-10-29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