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강북보다 지진에 취약

입력 2016-10-29 00:03
서울 강북과 한강 아래 관악산 지역은 지질이 단단한 화강암(붉은색)으로 이뤄져 있지만, 강남과 잠실은 비교적 무른 충적토(노란색)와 편마암(초록색) 지질이다. 한국지진연구소 제공

서울, 특히 강남권이 지진에 취약한 지질로 구성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거 지진 기록을 보면 수도권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었다.

김소구 한반도지진연구소장은 28일 오후 재보험업체 코리안리가 연 지진 위험 관련 세미나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김 소장은 역사 기록에 남은 지진 사례를 들며 서울과 개성 등지에서도 이전부터 건물 내진설계 기준인 진도 6.0 이상의 지진이 다수 발생해 왔다고 말했다. 지역을 막론하고 각 인구와 산업 밀집지대가 모두 지진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는 설명이다.

서울에서는 지질 구조상 강남 지역이 특히 지진에 취약했다. 강북이 화강암 암반으로 구성돼 상대적으로 지진 위험에 덜 노출된 반면 충적토와 편마암으로 구성된 강남, 송파, 서초, 영등포 등지는 지진에 약했다.

발표에 참여한 신동환 코리안리 파트장은 “역대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지진 규모가 피해 규모에 정비례하지 않는다”면서 “진원으로부터의 거리와 재산 및 인구의 밀집도, 구조물의 내구성 등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위험에 비해 준비 수준은 낮다. 최창희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서울 지역 건축물 28만7000동 중 내진설계가 이뤄진 건 7만5000동으로 약 26%뿐이라고 밝혔다. 내진기준이 이원화된 1997년 이래 국내법이 3차에 걸쳐 개정됐으나 그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 다수다.

현재 국내에는 지진에 특화된 정책성 보험이나 제도가 없는 형편이다. 자연재난보험 중 유일하게 지진 피해를 보상하는 풍수해보험 역시 시장 규모가 충분치 않다. 민간지진보험 가입률도 1% 미만에 머무른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