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맨’ 고영태·이성한… ‘崔-靑 커넥션’ 파헤친다

입력 2016-10-29 00:00
검찰이 최순실(60)씨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고영태(40)씨와 ‘최순실-청와대 커넥션’ 파일을 갖고 있다는 이성한(45)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에 대한 직접 대면조사에 들어갔다. 두 사람은 ‘최순실 라인’ 핵심부에 있다가 떨어져 나온 인물로 분류된다. 최씨 관련 의혹의 실체적 접근을 위한 핵심 열쇠이자 수사의 ‘잠재적 협조자’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고씨는 27일 입국과 동시에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자진 출석, 다음날까지 마라톤 조사를 받았다. 해외에 체류하던 그가 특수본 출범 당일 귀국해 수사에 응한 데는 검찰의 종용 내지 조율에 따른 것이란 해석이 많다.

검찰은 10년 가까이 최씨의 수족 역할을 한 고씨를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모금 과정, 최씨가 국내외에 소유한 회사들의 운영 실태 등을 집중 추궁했다.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등 각종 청와대 문건을 받아보면서 국정에 개입한 정황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 자료가 어떤 경로로 유출돼 최씨의 태블릿PC에까지 담기게 됐는지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제의 태블릿PC 복구 작업이 상당부분 진척됐지만 수사에 유의미한 자료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은 이날 이 전 사무총장도 불러 진술을 청취했다. 그는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47)씨의 추전을 받아 미르재단 창립 멤버로 합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산 사용 문제 등으로 재단 이사들과 갈등을 빚다 해임된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최씨와 박 대통령의 관계, 최씨가 주도하는 비선모임의 존재 등을 폭로했다. 또 “최씨와 정권 실세들 사이에 통화한 녹취록 77개를 갖고 있다”고 주장해 의혹을 증폭시켰다. 그가 녹취록 등 자료를 검찰에 제출했는지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대답할 수 없다”고 했다.

검찰은 수사의 ‘키맨’으로 꼽히는 두 사람을 계속해 ‘특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두 사람의 신병을 먼저 확보해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한 뒤 수사를 진행하는 강공책이 나올 수도 있다. 두 명에 대한 수사 경과에 따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문고리 3인방’이라 불리는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 등 대통령 핵심 참모들에 대한 수사 범위와 시기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와 함께 최씨의 단골 스포츠마사지 센터를 운영한 정동춘(55)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 등 미르·K스포츠재단 관계자 8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26일 최씨 주거지와 사무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을 압수수색한 이후 사흘 연속으로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이다.지호일 황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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