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마약과의 전쟁 계속’ 의지… “마약 사범 2만∼3만명 더 죽을 수도”

입력 2016-10-28 18:01

로드리고 두테르테(사진) 필리핀 대통령이 앞으로 마약사범 2만∼3만명을 더 죽일 수 있다면서 ‘마약과의 전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28일(현지시간) 현지 ABS-CBN방송에 따르면 두테르테는 고향인 민다나오섬 다바오시에서 “마약 문제를 퇴치하기 위해 희생자를 3배로 늘릴 수 있다”며 “2만∼3만명을 더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필리핀에는 최소 300만명의 마약 복용자가 있다. 나라를 망치는 마약사범을 죽이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지난 6월 취임한 뒤 경찰과 자경단에 살해된 마약사범은 4000명에 달한다.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는 정당한 사법 절차 없이 시행되는 처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해 왔다.

한편 두테르테는 욕설을 중단하겠다는 깜짝 선언도 했다. 그는 27일 일본 방문을 마친 뒤 귀국편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경호원들이 코를 고는 사이 하늘에서 욕설을 멈추지 않으면 비행기를 당장 추락시키겠다는 목소리를 들었다”며 “앞으로 욕설을 내뱉지 않기로 신과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수갈채가 터지자 두테르테는 “박수를 너무 많이 치면 약속을 파기할 수 있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두테르테는 교황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에게 ‘개자식’ ‘지옥에 떨어질 놈’이라고 욕을 해 외교적 마찰을 빚기도 했다.

권준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