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 ‘이삭줍기’ 고흐 ‘정오의 휴식’… 한국 찾은 佛 오르세미술관 명화들

입력 2016-10-30 18:36
밀레 ‘이삭줍기. 오르세미술관 제공
고흐 ‘정오의 휴식’. 오르세미술관 제공
밀레의 ‘이삭줍기’, 고흐의 ‘정오의 휴식’ 등 프랑스 오르세미술관 명화들이 한국에 왔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오르세미술관, 전시기획사인 지엔씨미디어와 공동으로 한가람미술관에서 29일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 이삭줍기(밀레의 꿈 고흐의 열정)’이라는 타이틀로 전시를 개최했다. 앞서 28일 전시장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한불 130주년과 오르세미술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 19세기를 빛낸 거장 작가들의 작품 130여점을 만날 수 있다. 단연 눈길을 끄는 작품은 장 프랑수아 밀레(1814∼1875)의 ‘이삭줍기’다. 2000년 한국에 온 적이 있으나 소규모 전시로 주목 받지 못하고 이번에 본격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밀레의 ‘양치는 소녀와 양떼’도 왔다.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정오의 휴식’은 밀레가 남긴 ‘정오의 휴식’을 보게 된 고흐가 자신만의 화풍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작품이다. 이 작품은 오르세미술관 개관 이후 유럽 이외 지역으로 단 한 차례도 반출된 적이 없었다. 노동으로 지친 농부 한 쌍이 오후 일과를 시작하기 전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사실적이다. 노란 색채가 가득한 것은 고흐 작품의 특징을 말해준다.

전시는 5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낭만주의와 고전주의’ 코너에서는 외젠 들라크루아(1798∼1863)의 ‘호랑이 사냥’이 볼만하다. 사냥 장면을 묘사한 이 작품은 낭만주의가 19세기 근대 회화에 끼친 영향을 알게하는 대표작이다. ‘아카데미즘과 사실주의’에서는 구스타프 쿠르베(1819∼1850)의 ‘개와 함께 있는 여인의 누드’ 등을 통해 학구주의와 사실주의를 동시에 조망한다.

‘인상주의와 자연주의’에서는 카미유 코로(1796∼1875)의 ‘작은 수레, 마르쿠시의 추억’이 빛과 회화의 부드러움을 드러낸다. 폴 세잔(1839∼1906)의 ‘맹시 다리’는 화상한 색상으로 서정성을 자아낸다. ‘상징주의와 절충주의’에서는 장 자크 에네(1829∼1905)의 ‘독서하는 여인’이 눈길을 끈다. 추상적인 관능미를 내뿜는 작품이다.

‘20세기 미술의 다양한 원천’에서는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의 ‘누드’ ‘피아노 치는 소녀들’, 펠릭스 발로통(1865∼1925)의 ‘단장하는 여인들’, 폴 고갱(1848∼1903)의 ‘브류타뉴의 여인들’ 등 다양한 인물화를 만날 수 있다. 20세기 현대미술이 어떻게 흘러 왔는지 살펴보게 한다.

버려진 철도역을 개조해 1986년 12월 개관한 오르세미술관은 루브르박물관, 퐁피두센터와 함께 프랑스의 3대 국립 미술관이다. 기 코즈발(61) 관장은 “오르세미술관이 그동안 절대 반출하지 않았던 작품들이 한국에 오게 됐다”며 “19세기 미술사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품작 총 보험평가액은 역대 블록버스터 전시 사상 최고로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3월 5일까지 전시.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