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트레비딕이 증기기관차를 처음 제작한 것은 1804년이다. 시속 9㎞ 속도로 18㎞ 구간을 달린다. 그러나 정기적으로 운행하지는 못했다. 당시 철도부설 기술로는 5t에 달하는 기차 무게를 견딜 수 없었다. 정기운행을 시작한 것은 1825년이다. 스티븐슨은 증기기관차를 개량해서 로코모션(Locomotion) 호를 만든다. 스톡턴과 달링턴을 연결하는 철도도 만들었다. 9월 27일 화차 6량과 객차 28량을 달고 시속 20㎞ 속도로 스톡턴에서 달링턴까지 61㎞를 달린다. 역사상 첫 상업적 정기운행이다.
기차는 곧 바로 논란에 휩싸인다. 승객은 그야말로 짐짝이나 마찬가지로 객차에 구겨서 탑승했다. 당시로서는 대단히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사람들은 제대로 경치를 구경할 수 없었다. 다른 한편으로, 시간과 공간을 점령한 인간 승리의 상징으로 군림한다. 영국이 자랑하는 산업혁명을 가장 눈부시게 만든 발명품이다.
1841년 여름 어느 날 아침 금주부흥회(禁酒復興會)에 참석한 토마스 쿡은 하버러와 레스터 사이에 부설한 24㎞ 구간 철길을 걷는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새로 만든 철도와 기차를 금주부흥회에 활용할 수 있다면 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 바로 실행한다. 7월 5일 열차를 대여해서 1인당 1실링을 받고 레스터에서 570명을 태우고 러퍼버러에서 개최된 금주부흥회에 참석하고 돌아온다. 산업으로서 근대관광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여행상품을 만들어서 출시한 것은 1845년이다. 14실링 요금으로 레스터와 리버풀을 왕복하는 단체여행이다. 1851년에는 런던 만국박람회 여행상품을 출시한다. 영국 인구가 1800만 명에 불과하던 시절에 16만 50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박람회를 찾았다. 토마스 쿡이 만든 패키지투어 상품이 없었다면 불가한 성공이다. 1855년에는 파리 만국박람회를 관람하는 4박 5일짜리 패키지투어 상품을 출시한다. 교육 받지 않은 사람이나 외국어를 모르는 사람도 해외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최초의 해외여행 상품이다.
토마스 쿡은 침례교 목사다. 금주운동을 주도한 부흥사다. 세상은 그를 근대관광 개척자로 기억한다.
최석호 <목사·한국레저경영연구소 소장>, 정리= 조경이 기자
[최석호의 골목길 순례자-기차] 부흥회, 근대관광을 개척하다
입력 2016-10-28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