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0)씨 개인 회사인 더블루케이의 사업 과정에 청와대와 정부 고위 관료들이 돌아가며 ‘지원 사격’을 했던 정황이 검찰에 입수됐다. 더블루케이 전 대표이사 조모(57)씨는 27일 자신이 대표로 재직할 때 기록한 일일 업무일지 등을 검찰에 제출했다. 국민일보에 공개한 일지에는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이름이 등장한다. 검찰은 조씨와 이들의 전화통화 기록도 조회했다.
조씨는 더블루케이가 설립된 지 8일 만인 지난 1월 20일 김상률 당시 교문수석과 서울 중구 달개비식당에서 오찬 미팅을 가졌다고 일지에 적었다. 그 전날 김 수석이 청와대에서 직접 조씨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20일) 정오에 식당에서 만나자”고 통보했다. 당시 독일에 있던 최씨는 조씨의 보고를 받고 “K스포츠재단 박헌영 과장과 같이 참석하라”고 지시했다. 식사 자리에서 김 수석은 “스포츠마케팅 회사를 설립한다고 해서 궁금해서 와 봤다”고 했고, 조씨는 더블루케이가 추진하던 문체부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스포츠단 창단 문제 등 사업 계획을 설명했다.
1월 26일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는 조씨와 안 수석, 김 차관, 정현식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등 4인 회동이 있었다. 김 차관과는 2월 25일에도 만난 것으로 돼 있다. 김 차관은 “정 전 총장이 K스포츠재단 일로 불러서 나간 것”이라며 “매번 조씨가 있어 의아했다”고 말했다.
더블루케이 측이 3월 8일 스위스의 스포츠시설 건설사 ‘누슬리’와 양해각서(MOU) 체결을 하는 자리에도 안 수석과 김 차관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영어로 자기 신분을 밝힌 뒤 더블루케이를 언급했다고 한다. 조씨는 신생 업체 더블루케이를 둘러싸고 비정상적인 현상들이 반복되자 2개월 만에 사임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더블루K 전 대표 “안종범·김상률·김종과 사업 미팅”
입력 2016-10-2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