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루K 전 대표 “안종범·김상률·김종과 사업 미팅”

입력 2016-10-28 00:00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개인 회사인 더블루케이에서 초대 대표이사를 지냈던 조모씨가 공개한 스마트폰의 일정표. 올해 1월 26일 부분에 ‘13시 김종 차관 안수석 미팅’이라고 적혀 있다. 이경원 기자

최순실(60)씨 개인 회사인 더블루케이의 사업 과정에 청와대와 정부 고위 관료들이 돌아가며 ‘지원 사격’을 했던 정황이 검찰에 입수됐다. 더블루케이 전 대표이사 조모(57)씨는 27일 자신이 대표로 재직할 때 기록한 일일 업무일지 등을 검찰에 제출했다. 국민일보에 공개한 일지에는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이름이 등장한다. 검찰은 조씨와 이들의 전화통화 기록도 조회했다.

조씨는 더블루케이가 설립된 지 8일 만인 지난 1월 20일 김상률 당시 교문수석과 서울 중구 달개비식당에서 오찬 미팅을 가졌다고 일지에 적었다. 그 전날 김 수석이 청와대에서 직접 조씨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20일) 정오에 식당에서 만나자”고 통보했다. 당시 독일에 있던 최씨는 조씨의 보고를 받고 “K스포츠재단 박헌영 과장과 같이 참석하라”고 지시했다. 식사 자리에서 김 수석은 “스포츠마케팅 회사를 설립한다고 해서 궁금해서 와 봤다”고 했고, 조씨는 더블루케이가 추진하던 문체부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스포츠단 창단 문제 등 사업 계획을 설명했다.

1월 26일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는 조씨와 안 수석, 김 차관, 정현식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등 4인 회동이 있었다. 김 차관과는 2월 25일에도 만난 것으로 돼 있다. 김 차관은 “정 전 총장이 K스포츠재단 일로 불러서 나간 것”이라며 “매번 조씨가 있어 의아했다”고 말했다.

더블루케이 측이 3월 8일 스위스의 스포츠시설 건설사 ‘누슬리’와 양해각서(MOU) 체결을 하는 자리에도 안 수석과 김 차관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영어로 자기 신분을 밝힌 뒤 더블루케이를 언급했다고 한다. 조씨는 신생 업체 더블루케이를 둘러싸고 비정상적인 현상들이 반복되자 2개월 만에 사임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