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대출금리와 수신금리가 일제히 반등했다. 9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6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억제책이 합쳐진 효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이 27일 집계한 9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연 3.03%로 전월보다 0.08% 포인트 올랐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1.25%로 낮춘 6월 이후엔 2%대로 떨어졌는데 다시 3%대로 올라선 것이다.
가계대출 대부분을 구성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80%로 한 달 전 2.70%보다 0.10% 포인트 올랐다. 집단대출 역시 연 2.90%로 0.11% 포인트 상승했고, 일반 신용대출 금리도 연 4.31%로 0.07% 포인트 올라갔다. 예적금담보대출, 보증대출,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 등도 예외 없이 0.01∼0.02% 포인트 금리가 상승했다.
대출금리 상승 배경으로는 먼저 기준금리로 쓰이는 코픽스(자금조달지수)가 9월 들어 0.04% 포인트 반등한 것이 꼽힌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방침이 확실해지면서 이를 고려한 채권투자 움직임이 나타났고, 이게 시장조달 금리를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방침에 따른 시중은행의 대출심사 강화도 일선 창구에서 금리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
기업대출에서는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0.04% 포인트 오른 연 3.60%를 기록했다. 반면 대기업의 대출금리는 연 3.01%로 전달보다 0.02% 포인트 떨어졌다.
은행에 돈을 넣어둔 대가로 얻는 수신금리도 올랐다. 9월 중 신규 예·적금 금리는 연 1.35%로 전월보다 0.04% 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저축 금리가 오른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언제든 빼서 쓸 수 있는 요구불예금에 몰려 있는 등 자금조달 여건은 변함없는 상태”라며 “미국의 금리인상 기대가 미리 반영돼 금리가 올라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글=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은행 가계대출 금리 6개월 만에 다시 3%대
입력 2016-10-27 1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