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오른 ‘이재용의 뉴 삼성’ JY웨이로 삼각파도 뚫어라

입력 2016-10-28 04:02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통과되면서 이재용호 삼성이 공식 출범하게 됐다. 곽경근 선임기자
이재용호 삼성이 닻을 올렸다. 오너로서 책임경영에 나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갤럭시 노트7 사태 처리와 미래비전 제시, 지배구조 개편 등 산적한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

삼성전자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급변하는 환경변화 속에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과 공식적인 경영 참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이 부회장은 등기이사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 등기이사 선임 안건은 별다른 반대 없이 통과됐다. 이 부회장은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 부회장은 이로써 15년 만에 등기이사로 경영 일선에 서게 됐다. 이건희 회장이 2008년 4월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이후 8년 만에 이뤄지는 오너 일가의 사내이사 복귀다. 이 부회장은 2010년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됐지만 그동안은 공개적으로 경영 전반에 깊숙이 관여하지는 않았다.

연말에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예상된다. 인공지능(AI), 자동차 전장사업 등 미래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사업부분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기업 인수·합병이나 비핵심 사업 매각도 보다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총에서는 프린팅솔루션 사업부를 미국 HPI에 매각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조금 더 멀리 보면 이 부회장의 경영권 확보 방안과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는 워낙 복잡하고 변수가 많은 작업이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 부회장에게 떨어진 발등의 불은 노트7 문제다. 이날 주총에서도 노트7 문제 해결 방안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 부회장이 직접 사과하는 등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이에 대해 권 부회장은 “현재 사건을 수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원인 분석이 되면 이에 걸맞은 책임소재를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트7 발화와 관련한 구체적 수치도 공개됐다. 8월 19일 출시된 이후 1차 리콜 때까지 판매된 노트7은 159만대다. 이 중 220대에 대해 발화 신고가 들어왔고, 배터리 문제로 밝혀진 건 85대다.

판매를 재개한 지난달 19일 이후 단종을 발표할 때까지는 총 147만대가 팔렸다. 발화 신고가 접수된 노트7은 119대였고, 이 중 55대에 배터리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발화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노트7 사태를 총괄하고 있는 신종균 IM부문 대표이사는 “배터리의 공법, 셀 구조뿐만 아니라 배터리 내부 보호회로와 제조공정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분석하고 있다”며 “배터리 외에 외부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모든 부분에 대해서도 면밀히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자체 조사와 함께 미국 안전규격 기관인 UL 등 제3의 전문기관에 의뢰해 독립적인 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엽 심희정 기자 snoopy@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