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한 종합정책질의가 이틀째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예결위 야당 의원들은 27일 질의 시작과 함께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언론사가 독일에 있는 최순실씨를 인터뷰했는데 외교관과 정부기관, 공무원들은 뭐하는 거냐”며 “최씨가 관계자들과 상당한 내통을 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검찰이 법무부 지시에 따라 신속히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김현미 예결위원장은 “검사님들은 기자들 뒤만 따라다녀도 될 거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옷값을 지불했다는 의혹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입은 옷값이 공금인지, 대통령 사비인지, 최씨 돈인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청와대는 ‘대통령 사비로 지불했다’는 답변을 보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옷값을 전달한 출금·송금 내역을 제출하라고 했다.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정호성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비서실장은 “정 비서관이 전날 통화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 청와대 들어간 이후 정시에 퇴근한 일도 없고, 집에서 식사할 시간도 없었다. 밖에 나갈 시간도 없었고,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황 총리는 정치권의 ‘비상 거국중립내각’ 구성 주장과 관련해 “신중히 판단하는 것이 좋겠다. 국정이 잘 진행될지, 아니면 말잔치가 되고 마는 것 아닌지 등 여러 걱정이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최순실 청문회장 된 예결위
입력 2016-10-27 17:56 수정 2016-10-27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