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코트에 새로운 단신 테크니션이 나타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고양 오리온은 신장 185㎝의 단신 외국인 선수 오데리언 바셋(30·사진)의 활약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그가 덩크슛을 꽂을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내외곽 공수는 물론이고 기동력에 화려한 개인기까지 갖췄으니 전혀 나무랄 데가 없다.
바셋은 27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kt와의 홈경기에서 23점 7어시스트 7리바운드로 활약하며 코트를 휘저었다. 올 시즌 한국에 데뷔한 그는 18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던 개막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합격점을 받았다. 덕분에 오리온은 99대 67으로 kt를 꺾고 개막 2연승을 달리며 시즌 초반 상승세를 탔다.
오리온으로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켰던 단신 테크니션 조 잭슨과 재계약을 하지 않아 공백이 예상됐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경기에 앞서 바셋에 대해 “개막전에서 무난히 잘해줬다. 앞으로 기복 없이 꾸준히 해주길 바란다. 국내 선수와의 호흡도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뚜껑을 열어보니 바셋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는 1쿼터 2분 48초를 남기고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빠른 몸놀림과 안정적인 리딩으로 팀을 진두지휘했다. 속공 전개와 참여, 빠른 돌파, 득점력까지 다재다능함을 자랑했다. 넓은 시야를 활용한 날카로운 패스가 돋보였고, 장수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와의 호흡도 좋았다.
2쿼터 초반에는 홀로 연속 6득점을 해내며 점수 차를 벌렸다. 3쿼터에는 속공에 참여해 통쾌한 덩크슛으로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오히려 잭슨보다 바셋이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잭슨은 이따금씩 무리한 공격을 하거나 자신의 득점에 욕심을 내는 플레이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바셋은 포인트가드 본연의 임무를 잊지 않는다. 팀 플레이에 더 적합하다. 외곽에 있다가 쏜살같이 골밑에 달려 들어가 리바운드를 따내는 궂은 일도 여러 차례 선보였다.
바셋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주전이 아닌 것에 전혀 불만 없다. 벤치에서 경기를 보며 코트에서 어떻게 할 지 미리 생각한다. 팀이 우선”이라고 했다.
동료 헤인즈는 바셋에 대해 “똑똑하고 팀에 도움되는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헤인즈는 이날 정규리그 통산 7400득점 고지를 밟았다. KBL 역대 6호 기록이다.고양=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외국인 ‘단신 테크니션’ 바셋 돌풍
입력 2016-10-27 20:56 수정 2016-10-28 0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