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이도재(71) 원로장로가 성경을 필사했다. 필사본은 교회 어르신들이 다니는 영광대학 수강생들의 글씨 및 그림과 함께 26일까지 대성전 앞에서 전시됐다.
이 원로장로는 “이번에 전시한 대여섯 성경 필사본 중에 장로가 쓴 것은 내 것뿐”이라며 “한국교회에서 성경을 필사한 이들이 많지만 남성은 흔치 않다”고 웃었다.
성경 필사는 2014년초에 시작했다. 처음에는 신약만 쓸 생각이었다. 하지만 신약을 필사하고 나니 욕심이 생겼고 2015년 말 구약 필사까지 마쳤다.
신약 필사본 마지막 장에 그는 ‘2014년 6월 10시10분에 마치다. 침침한 시력이나마 주셔서 신약을 필사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구약을 써야할 텐데 엄두가 안나서 망설이고 기도해보고 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구약 마지막은 ‘연말 31일 9시43분에 끝내게 됨. 지구력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이제 여의도순복음교회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러 가야지요. 2015년’이라고 맺었다.
그는 “2년간 필사하면서 모나미 볼펜 수십 자루를 사용했다”며 “처음에는 볼펜을 사 썼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아 나중에는 볼펜심을 사다 교체해 썼다”고 말했다. 또 “필사가 힘들었는지 오른손 등에 혹이 생겼다”면서 “누가 필사를 하겠다고 하면 말린다”며 웃었다.
이 원로장로는 한때 매출이 1000억원에 이르렀던 사업가다. 현재 자동차 부품회사 ㈜예강의 회장이다. 교회에서는 1993년에 장로로 장립된 후 전국장로회연합회장까지 지냈다. 그는 “당장 다른 계획은 없고 지금 문화원에서 서양화를 배우는데 당분간 여기에 전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사진=김보연 인턴기자
침침한 눈에도 성경필사 마친 원로장로님… 전시회 출품한 이도재 장로
입력 2016-10-27 2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