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靑 비서진 일괄사표 제출

입력 2016-10-27 04:02
검찰은 26일 최순실씨가 소유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을 압수수색했다. 이 건물은 2003년부터 최씨와 전 남편 정윤회씨, 딸 정유라씨의 주소지로 오랫동안 기록됐던 곳이다. 건물 비상계단에선 신발이 가득 쌓인 신발장이 발견됐다. 검찰 관계자가 '루이비통'이라고 적혀 있는 신발 박스를 열어 안에 들어 있는 구찌 구두를 살피고 있다. 윤성호 기자

‘최순실 게이트’의 책임을 지고 청와대 비서진이 이르면 27일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26일 “여당이 여러 경로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청와대 수석비서관 이상 비서진의 인적 쇄신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 비서실장과 모든 수석비서관이 사표를 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청와대 참모들을 총사퇴시킬지, 사표를 선별 수리할지는 박 대통령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참모진 교체 폭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우병우 민정수석은 반드시 경질될 것”이라며 “미르·K스포츠재단 사건 연루 의혹을 받았던 안종범 정책조정수석도 사퇴가 확실시된다”고 전했다. 이들 외에 김재원 정무수석, 김성우 홍보수석, 김용승 교육문화수석, 정진철 인사수석 등도 교체 대상자로 거론된다.

여권의 이 같은 방침은 청와대 비서진에 대한 인적 쇄신 없이는 연설문 사전 유출 의혹 등을 포함한 ‘최순실 게이트’를 극복할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공개 요청도 영향을 미쳤다. 이정현 대표는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 직후 “최고위원회의는 대통령이 청와대와 정부 내각에 대폭적인 인적 쇄신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후 박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당의 제안을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대표가 전했다.

또 국회 운영위원회는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거부했던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검찰 고발을 만장일치로 의결하며 청와대를 압박했다.

인적 쇄신 요구와 관련해 이원종 비서실장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취임 첫날부터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마찬가지이고, 지금도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최대 고민은 인물난이다. 인적 쇄신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마땅한 인물을 고르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있다. 또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위기 상황을 먼저 수습한 뒤 사퇴해도 된다는 ‘선(先) 수습, 후(後) 사퇴론’도 제기된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야당이 요구하는 특검을 수용키로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야당에) 특검 실시를 위한 여야 협의를 바로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사진= 윤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