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관련 8곳·전경련 압수수색, 檢 “나오는 대로 간다”

입력 2016-10-27 00:03
검찰은 26일 최순실씨가 소유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을 압수수색했다. 이 건물은 2003년부터 최씨와 전 남편 정윤회씨, 딸 정유라씨의 주소지로 오랫동안 기록됐던 곳이다. 건물 비상계단에선 신발이 가득 쌓인 신발장이 발견됐다. 검찰 관계자가 ‘루이비통’이라고 적혀 있는 신발 박스를 열어 안에 들어 있는 구찌 구두를 살피고 있다. 윤성호 기자

검찰이 ‘비선실세’ 최순실(60)씨와 최씨 개인 회사, 미르·K스포츠재단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최씨에 대한 고발장이 최초 접수된 지 27일 만에 국정농단 실체 규명을 위한 강제 수사가 시작된 것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나오면 나오는 대로 간다는 게 원칙”이라며 “검찰도 살아야 할 것 아니냐”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수사팀은 26일 서울과 강원도 홍천 등의 최씨 거처 4곳과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광고감독 차은택(47)씨 자택, 미르·K스포츠재단과 최씨 소유 더블루케이 사무실 등 모두 9곳을 압수수색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창립 55주년 만에 처음으로 압수수색 당했다.

검찰은 최씨의 압수수색영장에 횡령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수사 상황에 대해 대면보고를 받고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의 774억원 출연금 모금 및 설립 과정에 청와대나 최씨가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최씨가 두 재단 자금을 유용했는지 등을 집중 확인해나갈 방침이다. 그가 더블루케이·비덱스포츠 등 국내외에 차린 개인 회사를 창구로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불법적인 재산 해외 유출은 없었는지 등도 조사한다. 이와 함께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학사관리 의혹도 수사팀이 함께 맡기로 했다. 이를 위해 수사팀을 추가로 확대하거나 검찰총장 직속 특별수사팀을 가동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최씨 관련 의혹을 총체적으로 훑겠다는 뜻이다.

이날 압수수색이나 검찰이 디지털 증거분석을 진행 중인 최씨의 태블릿PC에서 파급력이 큰 수사 단서가 추가로 나올 개연성도 높다. 검찰은 “청와대 문건 유출 부분도 함께 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최씨와 차씨 등 핵심 인물들이 해외로 출국하고, 다수의 증거인멸 정황이 나오는 상황에서 강제 수사권 발동 타이밍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20명 가까이 불러 조사하면서 수사의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범죄 혐의가 나오면 (수사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호일 황인호 기자 blue51@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