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루케이 前 대표 “강압적 지시… 시키는 대로만 했다”

입력 2016-10-27 00:02 수정 2016-10-27 04:51
“(최순실) 회장님 면접 보고 입사했다. 일 제대로 못한다는 질책 받고, 정상적 비즈니스 아닌 거 같아 그만뒀다.”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0)씨가 소유한 더블루케이 초대 대표를 지낸 조모(57)씨가 26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검찰에 출석하면서 “(최순실 회장의) 강압적인 지시가 있었다. 지시가 있으면 시키는 대로만 하고 더 이상 하지 말라고 주문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씨는 더블루케이가 설립된 지난 1월 대표이사를 맡았으나 두 달여 만에 사임했다. 금융업계 출신인 조씨는 지인의 소개로 더블루케이에 이력서를 제출했다. 그는 면접을 보면서 처음으로 최씨를 만났다고 했다.

조씨는 “나는 최순실씨를 만난 적이 없다. 최서원씨를 면접할 때 처음 본 것”이라며 최근 파문이 불거지기 전에는 최씨가 비선실세 최순실인 줄 몰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블루케이를) 스포츠 마케팅 회사라고 소개받았는데, 스포츠 쪽을 잘 몰라 합류가 어렵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며 “하지만 스포츠 전문가들이 많이 있으니까 일반 회사 경영하듯 하면 된다고 해서 합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조씨의 변호사는 “두 달간 열심히 일만 해주고 소위 바지사장에 불과했다는 걸 검찰에서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더블루케이 직접 지원 의혹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는 “K스포츠재단 관계자를 소개받은 사실은 있지만 (소개해준 사람이) 안 수석인지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안 수석을 만난 적 있느냐는 질문엔 “아니요”라고 짧게 답했지만 “K스포츠재단 관계자를 만날 때 같이 있던 사람이 안 수석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27일 정현식(63)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정씨는 재단 설립 및 기금 모금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데 핵심 인물로 꼽힌다. 그는 26일 한 언론과 만나 K스포츠재단이 대기업에 80억원을 요구하는 과정에 안 수석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