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거리에서 등황(橙黃·오렌지색과 노란색) 자전거 전쟁이 벌어졌다고 26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오렌지색 휠의 자전거를 내세우는 렌털 업체 모바이크(사진)와 노란색 자전거를 대여하는 오포 사이의 경쟁을 표현한 말이다.
거리를 가득 메운 자전거족은 중국이 가난했던 시절의 풍경이다.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자전거족이 줄어든 대신 자동차가 급증했다. 베이징의 경우 교통 체증과 대기오염 때문에 차량 증가를 억제하고 있다. 이곳에서 자동차를 새로 사려면 2개월에 한 번 실시하는 번호판 추첨에 참가해 당첨돼야 한다.
중국 도심이 교통지옥이 되면서 자전거가 다시 뜨고 있다. 특히 ‘공유경제(sharing economy)’라는 글로벌 소비 트렌드에 발맞춘 자전거 렌털 사업이 각광받고 있다.
오포는 베이징대 학생 5명이, 모바이크는 우버(모바일 차량예약서비스) 상하이지사를 운영하던 왕샤오펑이 창업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두 회사 모두 아직 수익을 많이 내지는 못하지만, 성장성에 주목한 굴지의 회사들이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오포는 샤오미와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 디디추싱 등에게서 1억3000만 달러(1470억원)를, 모바이크는 텐센트와 미국 세쿼이아캐피털 등으로부터 1억10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오포는 대학 캠퍼스 200곳에서 자전거 8만5000대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은 시간당 0.5위안(83원), 학생이 아니면 1위안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받은 번호를 입력해 잠금장치를 풀고 사용하는 방식이다. 모바이크는 상하이와 베이징 도심에서 2만대를 운영 중이다. 사용료는 시간당 2위안, 태양전지 잠금장치가 달린 것은 1위안이다. GPS가 장착돼 있어 아무데나 세우고 가도 된다.
잦은 도난과 파손은 두 회사의 골칫거리다. 모바이크의 도난 자전거 추적 팀은 가정집 발코니나 강 한가운데에서 자전거를 되찾기도 한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공유경제 바람에 다시 뜬 베이징 자전거
입력 2016-10-26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