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비싼 곳이 더 많이 올랐다

입력 2016-10-27 00:04

서울에서 비싼 주택일수록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년8개월간 하위 20% 집값이 3800만원 정도 오를 때 상위 20%는 2억3600만원이나 올랐다. 상승율로도 18%대 26%로 큰 차이가 났다. 투자가치를 따라 수요가 몰리면서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간 가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26일 KB국민은행 집계를 보면 고가·저가 주택 간 가격차를 나타내는 평균 주택가격 5분위 비율은 서울의 경우 2014년 1월 4.3에서 지난달 4.6으로 높아졌다. 이 비율은 평균 집값을 5등분한 뒤 5분위인 상위 20%의 평균 가격을 1분위인 하위 20%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가격차가 심하다는 뜻이다.

2014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1분위 평균 집값은 2억1579만원에서 2억5454만원으로 18.0%(3875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5분위 집값은 9억2725만원에서 11억6365만원으로 25.5%(2억3640만원)나 올랐다. 오른 금액으로 1분위 주택을 살 수 있을 정도다.

다음으로 집값이 많이 오른 건 2분위다. 이들 가격은 3억1802만원에서 3억8691만원으로 21.7%(6889만원) 올랐다. 3분위는 4억1616만원에서 4억9613만원으로 19.2%(7997만원), 4분위는 5억5720만원에서 6억6603만원으로 19.5%(1억883만원) 올랐다.

고가 주택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비싼 집은 비싸게 팔 수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 수요가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저금리 시대에 돈을 벌 곳은 역시 부동산밖에 없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수도권 평균 주택 가격 5분위 비율은 4.6에서 4.3으로 낮아졌다. 경기도 지역 수치가 3.6에서 3.3으로 하락한 게 영향이 컸다. 인천은 3.4에서 3.5로 소폭 상승했다.

경기도 지역에서는 저가 주택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1분위 집값이 1억3220만원에서 1억5870만원으로 20.0%(2650만원) 오르는 동안 5분위 집값은 4억8222만원에서 5억2543만원으로 9.0%(4321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5대 광역시 중 광주는 5분위 비율이 4.0에서 4.4로 오르며 고가·저가 주택 가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광주에선 2014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1분위 집값이 7344만원에서 9258만원으로 26.1%(1914만원) 오르는 사이 5분위 집값은 2억9387만원에서 4억849만원으로 39.0%(1억1462만원)나 올랐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