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예방·당원관리… 빅데이터에 빠진 中공산당

입력 2016-10-27 04:08
지난 21일 중국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에서 빅데이터의 활용 현황과 전망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 저장재선

중국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에서는 지난 21일 제4차 정법간부경찰 학습강좌가 열렸다. 정법위는 중국의 공안과 검찰, 법원, 정보를 총괄하는 기구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강사로 나서 ‘과학기술 혁신의 미래 사회 치안에서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했다. 멍젠주 정법위 서기를 비롯한 공안부, 최고인민법원, 최고인민검찰원 고위 간부가 강의에 참석했고 전국 정법위 계통 간부와 경찰 150여만명이 화상으로 강연을 들었다.

마 회장은 치안과 민생 분야에서 빅데이터의 활용 현황과 전망을 이야기했다. 그는 “상급 의사는 병들기 전에 치료하지만 중급은 병이 들면, 하급은 병이 깊어지고 나서야 치료한다”면서 빅데이터를 이용한 범죄예방 필요성을 역설했다. 멍 정법위 서기도 “빅데이터로 대변되는 과학기술 혁명 시대에 사상관념이 과거에 머문다면 시대에 뒤처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공산당은 이미 빅데이터에 빠져 있다. 민생치안 분야의 활용도가 높다. 공안부는 아동 유괴 근절을 위해 ‘실종 아동 긴급 정보 서비스’를 가동 중이다. 지난해에는 ‘인신매매 아동 친부모 찾아주기’ 플랫폼을 개설했다. 최근 발표된 중국 민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공안기관이 DNA 혈액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가족을 찾은 피해아동이 1570명에 이른다.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시를 중심으로 저장성과 주변 지역이 적극적으로 빅데이터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저장성 언론 저장재신에 따르면 광저우 교통경찰은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과 지도 빅데이터로 교통정체율을 30% 개선했다. 저장성 고등인민법원은 인터넷 경매시스템을 도입했고, 항저우 공안은 경찰업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교통법규 위반 처리와 출입국 관리는 물론 호적상 주민과 실거주자 확인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항저우시는 지난달 알리바바 빅데이터를 활용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산당 인사관리에도 빅데이터가 활용된다. 신화통신은 항저우시 공산당위원회가 66만여명에 이르는 당원의 인사관리 시스템을 시범운영 중이라고 보도했다. 항저우시 당 조직부 상리핑 연구원은 “당원 평가 기준을 136개 항목으로 나눠 데이터를 관리한다”며 “과학적 당 관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항저우시는 ‘당 관리 앱’을 개통해 회의와 각종 활동 참석 여부를 자동 체크한다. 장중찬 항저우시 조직부장은 “취합된 데이터를 분석해 당원의 업적 평가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 부장은 시 산하 3만7000여개의 당 조직을 관리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중앙과 비교해 기층 조직 당원은 규율이 느슨한 편이어서 인사관리가 지역당 간부에게 늘 도전이었다”면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스템은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업무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기대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