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이 최순실씨에게 유출된 시기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조인근(사진) 한국증권금융 상근감사위원이 26일 휴가원을 냈다. 조 감사는 25일부터 이틀째 출근하지 않고 사실상 잠적한 상태다.
26일 증권금융 등에 따르면 조 감사는 이날 오전 8시30분 비서실을 통해 휴가원을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증권금융 관계자는 “휴가 사유와 일정은 알리지 않았다”며 “조 감사가 지난 9월 선임돼 연차 휴가는 없지만 청원 휴가 5일은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늦어도 다음 달 1일에는 출근해야 하는 셈이다. 조 감사는 지난 24일 최씨 컴퓨터에 박 대통령의 연설문이 저장돼 있었다는 JTBC 보도 후 다음 날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외부와 연락도 끊었다.
조 감사는 2004년 천막 당사 시절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고 연설문 등을 작성해 왔다. 연설문 유출 시점으로 알려진 2012년 12월∼2014년 3월 사이 연설기록비서관을 지냈다.
그는 지난 7월 사임했고, 증권금융 감사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 분야 업무 경력이 없는 조 감사가 낙하산으로 선임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는 올해 초 사석에서 “대통령 연설문을 작성해 올리면 이상해져서 돌아온다”고 지인들에게 토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연설문 유출 때 靑 담당 비서관 ‘잠적’
입력 2016-10-26 1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