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靑과 관계정리 나서나

입력 2016-10-27 00:04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최근 인사에서 보직이 변경됐거나 진급한 군 장성들의 신고를 받고 있다. 이병주 기자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최순실씨 관련 의혹을 계기로 청와대와의 관계 정리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 탈당 요구뿐 아니라 ‘거국중립내각’ 구성 목소리까지 등장했다.

나경원 의원은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민주주의가 송두리째 무너진 느낌”이라며 “탈당이 결국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그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도 “지금 특검을 시작하면 성역 없이 엄격하게 수사해야 되지 않겠느냐. 대통령이 당적을 유지하고 있으면 부담이 된다”며 “탈당이 대통령의 최소한의 도리”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탈당하는 건 당연하게 제가 요구하는 걸 넘어서 대통령이 스스로 판단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정우택 의원은 “저도 화가 많이 나고 참담하지만 대통령께 당을 떠나라고 하는 건 정말 옳지 않다”며 “풍랑에서 나부터 살고 보자는 발상”이라고 반대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탈당이 명시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수도권 한 재선 의원은 “대통령의 탈당을 당이 먼저 요구하는 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여권 내부에선 박 대통령 책임론도 거듭 제기됐다. 김무성 전 대표는 “국민 앞에 얼굴을 들 수가 없다. 분명한 사실은 이번 문제는 대통령의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최순실을 반드시 국내로 송환해 국민이 보는 앞에서 검찰의 포토라인에 세우겠다”며 “청와대는 사정 당국에 최순실과 그 일가의 송환을 지시해 달라”고 촉구했다.

여야가 함께 추천하는 인물로 거국내각을 구성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정병국 의원은 “내각 총사퇴와 거국중립내각 구성이 필요하다”며 “같이 반성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국민이 진정성을 믿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글=전웅빈 이종선 기자 imung@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