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15년 만에 매출 뒷걸음질… 꽉 막힌 中 시장·안 열리는 신흥시장 죽쑤는 아이폰

입력 2016-10-27 00:05

아이폰7도 애플의 매출 감소를 막지 못했다. 애플이 연간 기준으로 15년 만에 매출이 감소했다. 중국 시장 매출 감소 폭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데다 신흥시장 개척, 미래 먹거리 발굴 등에서 답보 상태를 보여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플은 2016년 회계연도(2015년 4분기∼2016년 3분기) 기준으로 연간 2156억 달러(약 244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2337억 달러보다 약 7.7% 감소한 수치다. 애플의 연간 매출이 줄어든 건 2001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해마다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애플의 성장세가 처음으로 꺾인 것이다.

3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455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00만대보다 5% 감소했다. 1, 2분기에 이어 전년 동기 기준으로 3분기 연속 판매가 줄었다. 이번 분기는 아이폰7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판매 감소는 애플에 뼈아픈 대목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7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고 강조해 왔지만 아이폰 인기가 별로라는 게 실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이패드, 맥의 판매도 지난해보다 각각 6%와 14% 줄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30%나 감소했다. 아이폰의 중국 점유율은 점점 감소해 2분기에는 5위로 처졌다. 오포, 비보, 화웨이 등이 프리미엄 시장에 진입하면서 애플의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문제는 애플이 상황을 반전시킬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우선 중국 시장 이후 새로 개척할 시장이 보이지 않는다. 인도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저가 시장 위주인 인도에서는 단기간 내에 성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애플은 아이폰7을 일본 특화 모델로 별도로 출시하는 등 일본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애플은 4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쿡은 “4분기에는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갤럭시 노트7 단종으로 인한 영향에 대해서는 “정확히 효과를 예상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안드로이드에서 전향하는 모든 사용자를 환영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노트7 사용자들은 대부분 다른 삼성전자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르셀 클라우르 스프린트 최고경영자는 “노트7 이용고객 대부분은 갤럭시S7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이는 노트7 이용 고객 절반이 아이폰7으로 갈 것이라는 증권가의 예상과 어긋난 것이다.

애플은 4분기부터 노트7 사용자가 아이폰7으로 본격 이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27일 새롭게 발표될 맥북도 초반 판매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4분기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글=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