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의회 의원들이 도덕적 해이를 넘어 뻔뻔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부 의원들이 업무추진비를 횡령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은데 이어 이들이 포함된 의원 7∼8명이 해외 연수까지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순천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임종기 순천시의회 의장과 의원, 수행 공무원 등 10여명은 다음 달 9∼15일까지 5박7일간 일정으로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등 연수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들은 ‘자연생태 및 문화관광 해외 연수’라는 주제로 파리와 런던 일원을 둘러볼 예정이다. 연수에 참가하는 의원들은 1인당 250만원의 연수비를 의회 예산으로 지원하고 각자 80만원의 자부담 경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는 이번 연수가 다음 달 11일 영국 웨스터민스터 궁전에서 열리는 ‘그린애플어워즈’ 시상식에 참석하는 조충훈 순천시장이 임종기 의장에게 동행을 제의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200억원이 투자될 예정인 순천만랜드 사업 등 시가 추진 중인 대규모 사업을 지원하지 않았던 시의회가 시장의 해외 시상식에 동행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외유성으로 의심받고 있다.
특히 이번 연수에는 최근 의회 업무추진비를 카드로 허위 결제한 뒤 현금으로 돌려받는 이른바 ‘카드깡’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아왔던 의원 6명 가운데 3명이 포함돼 시민사회는 물론 의회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순천경찰서는 의원 4명에 대해 업무상 횡령 혐의로, 다른 의원 2명은 업무상 횡령과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시민의 대변자로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해야 할 의원들이 자신의 주머니에 ‘쌈짓돈’을 챙길 목적으로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것은 심각한 도덕성 훼손이라는 지적이다.
김인곤 도시건설위원장은 페북에 “민간투자기업을 매도해서 1200억대 투자를 무산시키는데 앞장 선 의장이 명분 없는 영국 단체여행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귀를 의심했다”면서 “(연수 참가 의원) 대부분이 (순천만랜드) 조사특위 찬성을 했던 의원들이라는 점에서 동료 의원은 물론 공직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업무추진비 횡령 이어 관광성 외유… 순천시의회 도덕적 해이 말썽
입력 2016-10-26 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