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담아… 위기 청소년 26명 음반 냈다

입력 2016-10-27 21:17
양떼 커뮤니티 대표 이요셉 전도사(왼쪽 세 번째)와 작곡가 마플라이(왼쪽 네 번째)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스튜디오에서 스태프들과 작업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양떼 커뮤니티 제공

가출, 성매매, 폭력, 중독. 이 시대의 위기청소년들을 이야기할 때 떠올리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양떼 커뮤니티(대표 이요셉 전도사)의 두 번째 앨범인 ‘The present project(선물 프로젝트)’는 거리 위 청소년들의 수식어를 ‘위기’에서 ‘희망’으로 바꾸기 충분했다. 양떼 커뮤니티는 가출 청소년을 비롯해 폭력조직, 소년원 출신 청소년 등 학교와 가정에서 돌볼 수 없는 위기청소년들이 모여 예배하는 신앙 공동체다.

20일 서울 선릉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요셉 전도사는 “선물 프로젝트의 슬로건이 ‘위기 청소년들이 부르는 희망의 노래’”라면서 “워낙 자유분방함이 몸에 밴 친구들이라 녹음실에서 좌충우돌하며 마찰이 생기기도 했지만 앨범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6 선물 프로젝트’는 지난해 발매된 동명의 음반을 잇는 후속작이다. 올해는 양떼커뮤니티 외에 살레시오청소년센터 강남구청소년쉼터 소속 청소년들이 힘을 보태 규모가 더 커졌다. 이번 음반에는 26명의 청소년들이 ‘용기’ ‘꿈’ ‘사랑’ ‘희망’을 노래한 7곡을 채워 넣었다.

이 전도사와 함께 이번 프로젝트의 최전선에 섰던 작사가 마플라이(MAFLY) 덕분에 가수 배수정, 래퍼 낯선, 휘성의 ‘전할 수 없는 이야기’의 작곡가 전승우 등 쟁쟁한 뮤지션들도 동참했다. 소녀시대 트와이스 등 유명 가수들과 작업해 온 마플라이는 “작품을 위한 취재 과정에서 만난 아이들과 헤어지면서 선물을 주고 싶어 음반 작업을 시작했던 것이 두 번째 앨범 발표까지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이들이 ‘날개’ ‘힘을 내’ 등의 노랫말처럼 아픔을 녹여내고 꿈을 향해 걸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 전도사는 오늘도 밤낮이 바뀐 채 온몸에 문신을 한 청소년들과 부대끼며 그들에게 희망이 될 복음을 전한다. “아이들이 노래 한 곡 불렀다고 변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희망의 씨앗이 뿌려진 아이들은 언젠가 변화의 기회가 생겼을 때 반드시 희망을 뿌리내릴 수 있습니다.”

최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