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의 올해 수상자로 풍자 소설 ‘셀아웃(The Sellout)’을 쓴 미국 작가 폴 비티(54·사진)가 선정됐다고 AP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인이 맨부커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셀아웃은 미국의 인종차별과 불평등을 신랄하게 풍자한 소설로 비티의 네 번째 작품이다. 역사학자인 어맨다 포먼 심사위원장은 “이 책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미국 사회의 심장부를 파고들었다”며 “조너선 스위프트나 마크 트웨인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막힌 재치”라고 평가했다.
작가는 로스앤젤레스 교외의 가상 마을을 배경으로 노예제와 인종분리제가 부활하는 상황을 설정했다. 흑인 봉봉이 대법원 법정에 서게 되기까지 일어난 일이 주요 줄거리다. 소설 전반에서 비티는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을 희화화했다.
비티는 런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영국 찰스 왕세자의 부인인 커밀라 콘월 공작부인에게 5만 파운드(약 68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1969년 시작된 맨부커상은 노벨 문학상, 프랑스의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영연방 국가에 한해 수상했으나 2014년부터 영어로 출간된 모든 작품에 수여한다.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이 받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은 영어권에 집중된 맨부커상을 보완하기 위해 2005년부터 시상하고 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인종차별 풍자 ‘폴 비티’… 美 작가 첫 맨부커상
입력 2016-10-26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