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도 대량 양식 성공… 동해안 수산업 혁명 예고

입력 2016-10-26 17:52
강원도 고성 봉포항 앞바다에 설치된 은연어 심해가두리 양식시설, 평균 수심 30m의 차가운 바닷물 속에 머물며 은연어를 키우는 이 시설에서는 최대 2000t의 연어를 양식할 수 있다. 강원도환동해본부 제공
성어로 자란 연어. 강원도환동해본부 제공
명태에 이어 ‘바다의 소고기’라 불리는 연어가 강원도 고성에서 대량 양식에 성공했다. 국내에서 상업을 목적으로 연어를 대량 생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원도환동해본부는 다음 달 8일 강원도 고성군 봉포항에서 동해안 수중가두리 양식 연어 첫 출하 기념식을 연다고 26일 밝혔다. 연어는 어업회사인 동해STF가 생산한 것으로 올 연말까지 총 400t이 국내 대형마트와 횟집 등에 활어로 공급될 예정이다.

동해STF는 해양수산부와 강원도 등의 지원을 받아 2014년 11월부터 고성 봉포항 앞바다에 은연어 심해가두리 양식시설 10개조를 설치, 양식사업을 벌여 왔다.

연어는 강원도 평창과 영월 등 송어양식장에서 알 상태에서 치어로 부화돼 1년여 동안 200∼400g의 어린 연어로 길러졌다. 이후 민물에서 바닷물에 적응하는 순치과정을 거친 뒤 바다로 옮겨져 양식됐다. 출하되는 연어는 지난해 11월 바다양식장에 입식한 것으로 1년 만에 4∼5㎏에 달하는 성어로 성장했다.

냉수성 어종인 연어는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바다 표층에서 양식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온이 2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여름에는 2∼3일을 버티지 못하고 폐사해 사계절 양식이 힘들었다. 그러나 양식시설이 설치된 곳은 연중 한류(寒流)가 지나는데다 10m 아래 수심층은 20도 이하의 수온이 유지돼 1년 내내 연어를 기를 수 있다.

특히 연어는 민물에서 1㎏까지 키우는데 2년이 걸리지만 바다에선 1년 만에 4∼5㎏ 성장해 경쟁력을 갖췄다. 또한 연어를 바다에서 기르기 전 민물양식장에서 일정 수준까지 키워야 하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민물양식과 활어수송 등 다양한 부분에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도환동해본부는 연어 1만t을 출하할 경우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2643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강원도환동해본부 관계자는 “연어 대량생산 성공으로 연근해 수산자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해안 수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0년까지 연어 생산량을 2만t까지 늘릴 계획이며 목표에 도달하면 연간 3만2000t에 달하는 연어 수입량을 절반 이상 국내산 연어로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성=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