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한 때가 2014년 3월 8일이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출신이지만 거만하지 않았다. 오히려 몸을 낮추고 묵묵히 뛰었다. 최근 3시즌 동안 106경기를 소화했다. 서울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주장도 됐다.
오스마르 바르바 이바네즈(28·192㎝·사진)는 이렇게 말한다. “동료에게 도움이 되는 궂은일을 하는 것이 헌신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존재하는 이유다.” 서울은 이렇게 끔찍이 팀을 아끼는 오스마르를 이번 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낙점했다.
오스마르는 스페인 산탄데르 인근의 산토냐라는 작은 도시에서 태어났다. 6세 때 축구를 시작한 그는 곧 두각을 나타냈다. 12세에 라싱 산탄데르의 유스팀에 입단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프로 계약을 했다. 1군에 합류해 프리메라리가 경기에도 나섰지만 꾸준히 출전하진 못했다.
2012년 여름 소속팀이 2부 리그로 강등되자 오스마르는 태국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팀 동료들과 친구들은 물론 가족도 말렸다. 그러나 그는 모험을 감행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는 두 번째 시즌 총 50경기에 나서 13골 5도움을 기록하며 부리람 유나이티드의 3관왕(리그·리그컵·FA컵)을 이끌었다.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는 오스마르가 어떻게 다득점을 올렸을까? 그는 스페인 시절 왼쪽 측면 공격수로 시작했다. 그런데 키가 콩나물처럼 쑥쑥 자랐다. 결국 그는 뒤로 밀렸다. 스페인에선 리오넬 메시(170·72㎏)처럼 작고 빠르며 기술이 좋은 공격수를 선호한다.
K리그 최초의 스페인 출신 선수인 오스마르는 지난달 3일 울산 현대전에서 1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역대 외국인 필드 플레이어 중 최단 기간(910일)에 달성한 기록이다. 또 강철 같은 체력으로 2014년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56경기 연속 출전의 업적도 이뤘다.
오스마르는 기본기가 탄탄하고, 큰 키를 이용한 공중볼 다툼에 능하다. 스페인 출신이지만 플레이는 화려하지 않고 진중하다. 희생정신도 강하다. K리그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은 인상적이다. 이 때문에 주장을 맡았다. 그는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꾸준히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현재는 동료들에게 자신의 의사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마르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부천FC 1995와 가진 대한축구협회(FA)컵 4강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1대 0 승리를 견인했다. 서울에 안길 두 번째 트로피(FA컵 2연패)까지 1승 앞이다. 결승전 상대는 수원 삼성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FC서울 최초 외국인 캡틴 오스마르 “팀 위해 헌신하는 것이 나의 사명”
입력 2016-10-26 18:07 수정 2016-10-27 0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