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창단 첫 한국시리즈행… “이제, 곰사냥”

입력 2016-10-25 23:51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과 선수들이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승리하고 한국시리즈행을 확정지은 뒤 모자를 벗고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NC는 2013년 1군에 진입한 지 4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기쁨을 맛봤다.뉴시스

NC 다이노스가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13년 1군에 진입한 지 4년 만에 이룬 성과다. 김경문 감독은 자신의 아홉 번째, NC 사령탑을 맡은 뒤 세 번째로 맞이한 가을무대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NC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8대 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NC는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LG를 제치고 한국시리즈행을 확정지었다. 2014년 준플레이오프,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탈락의 고배를 삼켰던 설움도 털어냈다. L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를 차례로 물리치며 기세를 한껏 끌어올렸지만 NC의 벽에 막히며 올해 가을야구를 마치게 됐다.

NC는 화끈한 홈런포 세 방이 경기를 가져갔다. NC는 3회말 LG에 선취점을 내줘 0-1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4회초부터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시리즈 내내 무안타로 침묵을 지키던 에릭 테임즈가 LG 선발투수 우규민과 풀카운트 승부를 펼친 끝에 동점 솔로포를 날렸다.

LG는 5회초 우규민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NC 타자들이 홈런으로 허프를 단숨에 무너뜨렸다. 박석민이 7회초 허프의 149㎞짜리 강속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역전 결승포였다.

끝이 아니었다. 후속타자 손시헌이 땅볼로 물러났지만 김태군이 볼넷을 골라내며 다시 득점 기회를 마련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9번 타자 김성욱이 큼지막한 투런포를 작렬했다. 7회초에만 순식간에 3점을 뽑아낸 NC는 4-1로 앞서 나갔다. 믿었던 허프는 한 이닝 동안 2개의 홈런을 얻어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NC는 8회초 2사 만루 기회에서 박민우의 2타점 적시타로 6-1로 멀찌감치 도망갔다.

NC는 ‘나테이박’이라 불리는 공포의 중심타선이 되살아났다. 나성범과 테임즈가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맏형’ 이호준은 9회초 LG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는 적시타로 힘을 보탰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 이어 4차전에서도 결승 홈런을 때려낸 박석민은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박석민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0.222 9타수 2안타 2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우리 투수들이 좋은 경기를 해줘서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며 “아직 멀었다. 좀 더 보여줄게 많다. 늘 하던대로 하겠다”고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7이닝 1실점을 기록한 NC 선발투수 에릭 해커는 데일리 MVP를 차지했다.

패장 LG 양상문 감독은 “오늘 경기로 시즌이 끝났다. 아직은 1, 2위 팀들과의 실력 차이가 조금 있는 것 같다”며 “부족한 부분을 준비 잘 해서 더 잘하는 팀 되도록 하겠다”고 시즌을 마치는 소감을 밝혔다.

NC는 이제 한국시리즈 정상에 도전한다. 맞대결 상대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 베어스다. 올 시즌 정규리그 1, 2위 간의 자존심 대결이기도 하다. 시즌 내내 선두를 질주한 두산에 제동을 건 팀은 NC뿐이었다. NC는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만나 2승3패로 시리즈를 내줬다. 가을야구의 아픔을 안겼던 두산을 상대로 복수할 기회도 잡았다. 김 감독은 “작년에 두산에 진 적이 있으니 선수단이 마음을 모아 이기도록 노력해보겠다”며 “어려울 때 이겨야 값지다. 팬들에게 보답하는 건 이기는 경기”라고 다짐했다. 두 팀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대망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갖는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