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朴 당선인 시절 국가기밀도 미리봤다

입력 2016-10-26 05:39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발언할 내용 등을 담은 회담 시나리오마저 최순실씨에게 미리 보고됐다는 주장이 25일 제기됐다. 해당 시나리오에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기밀자료도 포함돼 있었다.

박 대통령은 2012년 12월 28일 오후 3시 대통령 당선인 자격으로 청와대에서 비공개 단독회동을 가졌다. JTBC는 최씨의 사무실에서 수거한 PC 속에 박 대통령의 회담 시나리오 자료가 담겨 있고, 당일 오전 10시58분 최씨에게 전달돼 열람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문건에는 회동에서 논의될 각종 외교·안보·경제 등 민감한 사안이 포함돼 있었다. 박 대통령은 당시 국채 발행에 소극적이었던 이 전 대통령에게 국채 발행의 필요성을 주장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대북 정세를 다룬 질문 내용에는 우리 군이 북한 국방위원회와 3차례 비밀 접촉했다는 북한 관련 기밀 정보도 담겨 있었다. 이는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서 보고받은 민감한 극비사항에 해당한다.

청와대와 정부 인사뿐 아니라 정부 조직까지 개입한 정황도 포착됐다. 최씨의 PC에는 홍보본부 운영안이나 당선인 대변인 선정 등 인수위 인선과 이후 대응방안이 담긴 문건도 들어있다고 JTBC는 보도했다. 경호처장 등 인사뿐 아니라 2013년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평가 등 정부 조직 관련 내용도 먼저 최씨의 열람을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와 우정국 아이디로 생성된 문건도 나왔다. 외교 안보 등을 포함한 전방위 정부 문건이 민간인인 최씨의 손에 흘러들어갔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최씨의 ‘비선실세’로서의 위상이 현역 차관의 인사 청탁을 받을 정도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TV조선은 2014년 3월 14일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최씨를 만나 측근을 요직으로 청탁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씨의 측근은 김 차관이 여러 차례 인사 청탁을 했으며 최씨를 ‘회장님’이라 부르며 현안과 인사문제를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김 차관은 “최씨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며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정건희 기자,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