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 10명 중 3명은 하나 이상의 병을 달고 사는 만성질환자로 분류됐다. 고령화로 인한 노인 인구 증가, 식습관 변화 등으로 만성질환자 수는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급속한 고령화 영향으로 노인 진료비 역시 매년 가파르게 늘어 지난해 65세 이상 진료비는 2008년의 갑절을 넘겼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의 영향으로 의료기관 평균 방문 일수 역시 조사 시작 후 처음으로 줄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5일 펴낸 ‘2015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11개 질병 만성질환자는 1439만1000명(전체인구 28.5%)으로 전년(1399만2000명)보다 2.9% 늘었다. 진료비 증가폭은 더욱 커 만성질환 진료비는 21조2994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증가했다.
만성질환 중에선 고혈압 환자가 570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경계질환(274만1000명), 정신 및 행동장애(262만8000명), 당뇨병(252만1000명) 순이었다. 이에 비해 진료비는 암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다. 암 환자는 123만명으로 7번째로 환자가 많았지만 진료비는 4조9362억원으로 만성질환 전체 진료비의 23.2%를 차지했다. 만성질환 중 환자수 및 진료비 증가폭이 가장 큰 질병은 각각 만성신장병증(8.9%)과 대뇌혈관질환(11.2%)으로 나타났다.
2008년 1134만명이었던 만성질환자는 지난해까지 연평균 3.5%씩 증가했다. 진료비 증가율은 더욱 커 같은 기간 진료비는 연평균 8.2%씩 뛰었다. 이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 증가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건강보험정책연구원 발표 자료를 보면 60세 이상 만성질환자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22.9% 증가한 반면 전체 만성질환자는 같은 기간 8.2% 증가했다. 이 밖에 나트륨 섭취량 증가, 신체활동 저하 등도 만성질환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만성질환은 지난해 사망원인 1∼10위 중 7개를 차지할 정도로 그 자체로 위험할 뿐만 아니라 다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사회적 비용 역시 크다. 백종환 건강보험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만성질환의 경우 더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합병증을 일으키기 전 단계에서 관리하는 것이 환자 건강이나 건보 재정을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령화로 인한 진료비 증가세 역시 뚜렷하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환자의 진료비는 22조2361억원으로 7년 전(10조7371억원)에 비해 100% 넘게 상승했다. 해당 기간 65세 이상 1인당 연간 진료비 역시 233만4000원에서 362만원으로 높아졌다. 지난해 건보 가입자 1인당 연간 진료비가 113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3배 이상 높다. 노인 환자의 경우 고혈압 관련 진료비가 1조314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입원비로는 노년성 백내장이 2486억원으로 최다였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의료기관 평균 방문 일수는 19.3일로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의료기관 평균 방문 일수는 2008년 16.8일에서 2014년 19.7일로 지속 증가해 왔다. 입원 일수는 전년과 같은 2.6일이었지만 외래 방문 일수가 전년 대비 0.4일 줄었다. 메르스로 병원 방문을 꺼린 데다 경기 불황으로 아파도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이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2015년 건강보험통계연보] 국민 10명 중 3명 만성질환자… 진료비 21조 돌파
입력 2016-10-26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