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동빈(사진) 회장이 다시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8월 ‘형제의 난’ 당시 내놓은 1차 대국민 사과 이후 1년2개월 만이다.
신 회장은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검찰 수사로 다시 심려를 끼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최근 검찰은 17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신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은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며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국민의 사랑과 국가, 사회의 도움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몇 차례 국내외 경제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인 도약을 거듭해 왔다”며 “복잡한 지배구조와 권위적 의사결정 구조로 인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적 기대를 만족시키는 데 많은 부족함이 있었다”고 자성했다.
신 회장은 그동안 ‘2020년 매출 200조원 달성, 아시아 톱10 그룹 도약’이라는 비전 아래 외형적 성장에 치중해 왔던 경영 방침을 수정해 사회공헌과 산업 생태계를 고려한 질적 성장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국민경제에 이바지하기 위해 향후 5년간 4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다. 3년 동안 1만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신 회장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회장 직속 준법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그동안 그룹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정책본부는 축소 개편해나가기로 했다. 또 호텔롯데 상장을 재추진하고 이를 통해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또 고개 숙인 신동빈… “국민 눈높이 기대에 부족”
입력 2016-10-26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