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연설문·발언자료 최순실씨가 미리 44건 봤다”

입력 2016-10-25 01:41
최순실씨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회의 말씀자료’. JTBC 화면 캡처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거론된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 및 발언자료 44건을 미리 받아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종합편성채널 JTBC는 최씨의 컴퓨터 파일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최씨의 컴퓨터에는 모두 44건의 연설문과 ‘말씀 자료’ 파일이 저장돼 있었다. 또 이 파일 열람 시점은 박 대통령이 실제 발언한 시점보다 길게는 사흘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극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대통령 연설문이 누군가에 의해 최씨 컴퓨터로 옮겨졌고, 박 대통령이 발언하기 전 연설문을 읽어봤다는 것이다.

‘드레스덴 연설문’으로 알려진 박 대통령의 2014년 3월 28일(한국시간) 독일 드레스덴 연설문 파일은 연설 하루 전인 27일 최씨 컴퓨터에서 열람됐다. 또 최씨 컴퓨터에서 발견된 드레스덴 연설문 파일에서 붉은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박 대통령의 실제 연설에서 삭제되거나 수정되기도 했다.

최씨 컴퓨터에는 2012년 12월 31일 언론에 공개된 박 대통령의 ‘당선 후 첫 신년사’와 2013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사’ 등 각종 연설문은 물론 박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 자료도 저장돼 있었다. 2013년 7월 23일 오전 10시 열린 국무회의 대통령 발언 자료는 회의 시작 2시간 전인 오전 8시12분쯤 최씨 컴퓨터로 옮겨졌다. 또 2013년 8월 청와대 비서진 개편 당시에도 이와 관련된 대통령의 발언이 전날 최씨 컴퓨터에서 열람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문서 파일의 정보에는 작성자가 청와대 핵심 인사로 기록돼 있었다. 특히 2013년 작성된 일부 문서 파일 가운데는 작성자 PC 아이디가 ‘유연’으로 기록된 것도 있었다. 최씨 딸 정유라씨는 개명 전 정유연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최씨 컴퓨터에는 200여건의 파일이 저장돼 있었다. 이 가운데는 박 대통령 당선 후 연설문과 ‘말씀자료’ 외에도 대선 후보 당시 유세문과 당선인 소감문까지 최종 발표 이전에 최씨 컴퓨터에 저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