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잇단 자사주 매입… LG화학 ‘사업 확장’ 박차

입력 2016-10-25 00:04

LG화학 CEO 박진수 부회장(사진)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하며 현재 추진 중인 사업영역 확장에 자신감을 보였다.

LG화학은 박 부회장이 자사주(보통주) 70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박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2012년 12월 CEO로 취임한 후 7번째다. 이번 매입으로 박 부회장이 보유한 주식수는 보통주 4830주, 우선주 1527주가 됐다. 박 부회장 외에도 LG화학 사장급 임원들이 자사주를 사들였다. 기술연구원장 유진녕 사장(713주), 전지사업본부장 이웅범 사장(500주), CFO 정호영 사장(450주), 기초소재사업본부장 손옥동 사장(700주) 등이다. 자동차전지사업부장 김종현 부사장 등 주요 임원진도 자사주 매입행렬에 동참했다.

LG화학 최고경영진의 이 같은 자사주 매입은 현재 LG화학이 추진 중인 사업영역 확장 등이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다는 우려에서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지난 4월 팜한농을 인수하며 바이오 시장에 진출했다. 팜한농은 국내 작물보호제 시장점유율 1위(27%), 종자·비료 시장 2위(19%)를 차지하고 있는 그린바이오 기업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 5월 직접 사업장을 찾아 “해외시장 개척과 연구·개발(R&D)에도 적극 투자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인수·합병(M&A)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바이오산업에 강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LG화학은 지난달에는 LG생명과학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LG화학은 LG생명과학에 R&D와 시설투자 비용으로 매년 1000억원가량을 추가 지원해 2025년까지 바이오사업 매출을 5조원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기초소재 부문과 전지사업 부문에서도 고부가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LG화학의 이 같은 움직임에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바이오 사업영역 확장을 리스크로 받아들인 반면 장기적으로는 기존 석유화학 부문의 변동성을 바이오사업이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긍정적 시각이 상존했다. 지난 4월부터 하향세를 보이기 시작한 LG화학 주가는 최근 넉 달 동안 20만원 초중반대에 머물러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최고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강력한 책임경영 의지는 물론 향후 실적 개선 및 미래 회사가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시장에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