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칼레 난민촌 철거 시도에 ‘충돌’

입력 2016-10-24 17:43
프랑스 칼레 난민캠프의 난민들이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내무부의 분산 수용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AP뉴시스

철거가 시작된 프랑스 칼레 난민캠프가 술렁이고 있다. 발붙일 ‘정글’조차 잃은 난민 6000여명은 혼란에 빠졌다. 난민과 경찰의 충돌이 이어지며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AFP통신은 철거 당일인 24일(현지시간) 경찰 1200여명이 칼레 난민캠프에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소요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지난주 프랑스 내무부는 “24일부터 1주일 동안 난민캠프를 철거하고 난민 6468명을 전국 각지 보호시설에 분산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크고 작은 충돌이 잇따랐다. 지난 22일 밤 난민 50여명은 돌멩이와 화염병을 던지며 무력시위를 폈다. 경찰은 최루탄으로 진압했다.

칼레의 난민 대다수는 여전히 영국행을 원한다. 프랑스보다 의사소통이 편하고 구직활동이 쉬워서다. 때문에 철거에 따른 저항은 더 격렬하다. 분산 수용 절차를 피해 난민캠프를 이탈하는 움직임도 목격된다.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 카르하지는 AFP에 “우리를 이주시키려면 무력을 사용해야 할 것”이라며 “영국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도버해협을 사이에 두고 영국과 맞닿은 항구도시 칼레에 난민이 모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 초부터다. 내전과 분쟁 때문에 거주지를 잃은 난민 6000여명이 1.5㎢에 불과한 난민캠프를 가득 채웠다. 인권단체는 1만명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한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