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백남기 부검 야간집행 안한다”

입력 2016-10-24 17:34 수정 2016-10-24 21:27
경찰이 다음 달로 예정된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가능한 한 서울 도심에 물대포(살수차)를 배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백남기씨 부검 영장을 야간에 기습적으로 집행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장 만료일까지 영장 집행을 위해 정정당당하게 노력하겠다”며 “야간에 집행하지 않을 것이고 작전하듯 할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부검 영장은 25일 밤 12시를 넘기면 효력을 잃는다. 앞서 경찰은 23일 영장 집행을 위해 경찰병력 800명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보냈으나, 유족들의 반대로 철수했다. 이 청장은 “강제로 진입해서 집행하면 못할 것도 없지만 경찰이 과도한 물리력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법 집행기관으로서 영장에 적시된 조건을 최대한 지키고 유족 의사를 들으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발부된 부검 영장 시한은 25일 밤 12시다. 현재로서는 25일 이전에 부검 영장 강제집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경찰이 검찰과 상의 후 부검 영장 재신청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이 청장은 “재신청은 추후 검시 주체인 검찰과 협의하고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검 논란’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 달 12일 서울 도심에서는 ‘2016년 민중총궐기’ 집회가 열린다. 이 청장은 “경찰력이 관리할 수 있는 인원이라면 최대한 물리적인 장벽을 세우지 않고, 살수차도 시내 쪽에는 배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집회 의사를 존중하고 보장하되 ‘마지노선’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전 ‘부검 저지를 위한 36시간 집중행동’을 선포하고 25일 밤 12시까지 단식에 돌입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