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페북과 미래 기술 정면승부”… 이해진 네이버 의장 ‘데뷰’서 선언

입력 2016-10-25 00:03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6’에서 발언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미래는 기술 경쟁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24일 열린 네이버 개발자대회 ‘데뷰(DEVIEW) 2016’에 참석해 본격적인 미래 기술 경쟁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이 의장은 “인터넷은 국경이 없기 때문에 구글, 페이스북 등 전 세계 기업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스타트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로 9회째인 데뷰에 이 의장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네이버는 이날 인공지능(AI) 비서서비스 ‘아미카(AMICA)’를 공개했다. 아미카는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처럼 음성 명령을 기반으로 한 AI 서비스다. AI 채팅서비스 ‘챗봇’을 비롯해 웨어러블 기기,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폰, 로봇 등에 탑재해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아미카를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이라고 정의했다. 사용자의 상황, 필요 등을 자체적으로 인지해서 별다른 요구가 없어도 필요한 서비스를 적절히 제공하는 걸 의미한다.

네이버는 삼성전자, SPC, 배달의민족, 야놀자, GS샵 등과 협력해 아미카를 적용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의 IoT 플랫폼 ‘아틱’에 아미카를 접목시킨다. 예를 들어 의자에 앉아서 “더워”라고 말하면 에어컨을 켤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네이버는 외부 개발자들이 아미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도구(API)를 공개한다.

네이버는 이날 자율주행 시스템, 로봇, 통역앱 파파고, 브라우저 웨일 등도 선보였다. 자율주행의 경우 인지 분야에 주목해 정밀한 물체 인식, 상황 판단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로봇을 통한 정확한 실내 지도 구축 기술에도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아미카 등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 ‘네이버랩스’를 별도로 분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3년 설립된 기술연구조직 네이버랩스는 소프트웨어 분야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블루’라는 이름으로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등 하드웨어 분야도 연구해 왔다.

네이버랩스를 분리하는 이유는 글로벌 경쟁에서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독립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 기술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신설법인은 로봇, 자율주행, 증강현실(AR) 등을 바탕으로 생활환경지능 기반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새 법인은 이사회 승인을 거쳐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대표이사를 맡게 될 예정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