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현 디아코니아코리아조직위원회 준비위원장 "한국교회 새로운 차원의 섬김 활동 시민사회에 큰 울림"

입력 2016-10-24 21:06
오정현 2016디아코니아코리아조직위원회 준비위원장은 24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4박5일간 개최된 한국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에서 섬김과 봉사가 한국교회를 하나 되게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보연 인턴기자

4박5일간의 '한국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를 마친 오정현 2016디아코니아코리아조직위원회 준비위원장의 얼굴엔 여전히 에너지가 넘쳤다. 2005년과 2010년에 이어 세 번째 열린 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는 한국교회의 사회적 섬김·나눔 총량을 점검하고 시민단체, 정부 등과 연대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행사였다. 24일 서울 남산이 멀리 보이는 사랑의교회 응접실에서 만난 오 목사는 "한국교회가 내부문제 비판으로 에너지를 소모하기보다 민족의 영적 갈급함을 책임지는 제사장적 사역을 통해 민족의 소망이 되는 교회의 토대를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의 봉사는 이번 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를 통해 새로운 차원으로 올라가게 됐습니다. 교회가 그간의 내부분열을 멈추고 서로 연합해 사회를 섬겼다는 자부심도 갖게 됐고요. 정말 섬김과 봉사에는 교회를 하나 되게 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손인웅(덕수교회 원로) 김삼환(명성교회 원로) 목사와 함께 행사를 총지휘한 오 목사는 교회사적으로 이번 대회의 의미가 각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1974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개최된 ‘엑스플로 74’ 대회가 복음의 터전을 구축했다면 올해 개최된 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는 한국교회 섬김의 토대를 구축했다”면서 “미국교회나 한국교회나 교회의 영적 방어선이 점점 밀리고 있는데 이번처럼 하나 되어 섬기고, 섬기면서 하나 되면 교회의 그릇도 커지고 복음적 평화통일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목사는 “이번 엑스포에선 교회가 울타리를 벗어나 시민사회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울림과 감동을 줬다”면서 “특히 한국사회의 당면 과제와 사회안전망 구축 방안,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초동 새 예배당 입당 3주년을 맞은 소회를 말해 달라’고 하자 목소리가 커지고 말이 빨라졌다. 부임 후 13년 중 가장 큰 위기상황을 초래했던 건축과정의 각종 비판에 대해 해명하고 싶은 게 많은 듯 했다.

“1985년 800여명의 성도들이 헌신해 건축한 강남 예배당은 5만명의 성도가 출석하면서 과포화 상태에 있었습니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관한 법률’에도 어긋나고 부모들이 안전문제를 걱정하는 상황까지 갔습니다. 옥한흠 원로목사님과 당회가 모두 교회건축의 필요성을 공감했죠. 대형교회가 건축을 한다는 것이 이슈가 됐지만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었습니다. 건축과정에서 고난의 피를 흘렸지만 주님께선 치명적인 죽음의 화살만큼은 막아주셨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겸손과 눈물 섬김 인내를 알려주셨고 사랑의교회가 더욱 겸손하게 주의 일을 감당하도록 인도해 주셨습니다.”

오 목사는 “2013년 11월 완공된 이곳 서초 예배당이 한국교회의 공공자산, 영적 공공재, 특히 청년들을 위한 영적 청년문화센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때부터인가 한국교회 안에 선지자적 비관주의가 퍼지다 보니 사회처럼 교회의 분노가 일상화되고 아군끼리 총질을 하는 집단분열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이제는 민족과 국가의 영적 문제를 담당하는 제사장적 책임론을 보완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옥 목사가 ‘제자훈련에 미쳐야 복음전도의 경지에 미친다’는 광인론(狂人論)을 외쳤다면 오 목사는 ‘지적·정서적·의지적으로 온전한 크리스천을 이룬다’는 온전론(穩全論)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이는 오 목사가 주창한 ‘제자훈련 2.0’으로 축약되며, 다시 목자의 심정에 바탕을 둔 ‘목자론’, 그리스도를 온전히 닮아가는 ‘성화론’, 부르심에 복종하는 ‘소명론’으로 나뉜다.

오 목사는 “그동안 사랑의교회가 그리스도의 제자가 된 ‘한 사람’에 초첨을 맞췄다면 이제는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온전한 공동체성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지금이야말로 제자훈련 2.0을 지렛대 삼아 복음주의의 쇠퇴를 막고 다시 한 번 민족의 소망이 되는 교회로 자리매김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입장을 대변하는 국민일보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오 목사는 “한국교회에 만약 국민일보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면서 “한국교회가 여러 교단으로 나눠져 있는데 국민일보가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교회마다 신학이 조금씩 다르더라도 근본적으로 하나 될 수 있도록 국민일보가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오늘도 국민일보에서 미션면부터 빼서 봤다. 전국의 동역자들도 마찬가지로 미션면부터 본다”면서 “국민일보의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도 중요하다. 피니싱웰(finishing-well) 하기 위해선 기사와 광고 등 여러 면에서 고품격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사진=김보연 인턴기자